매출 2兆 돌파·순익 1620억원 ‘호실적’수주잔고 확대에 실적 성장 지속 예상올 들어서도 美서 최대 규모 수주성과
  • ▲ 현대일렉트릭 미국 변압기공장. ⓒ현대일렉트릭
    ▲ 현대일렉트릭 미국 변압기공장. ⓒ현대일렉트릭
    현대일렉트릭이 본격적인 순익창출에 힘입어 첫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화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보통주 1주당 500원, 총 179억9635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대일렉트릭이 현금배당에 나선 것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독립해 전기전자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전문기업으로 출범한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일렉트릭 순이익이 흑자 전환한 점이 현금배당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16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 2017년 이후 5년 만에 순익을 냈다. 특히 2021년 337억원의 손실을 냈던 점에 비춰 이익폭이 급증했다.

    순익뿐만 아니라 매출 및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실현했다. 현대일렉트릭의 매출은 2조1045억원으로 2021년 대비 16.5% 확대됐고, 영업이익은 1330억원으로 1271.1% 급증했다. 매출은 사상 처음 2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신기록을 세웠다.

    현대일렉트릭은 발전→송전→배전→소비(부하)에 이르는 전력공급 과정 전 단계에 필요한 다양한 전기전자기기 및 에너지솔루션을 제작·공급하고 있다. 변압기·고압차단기를 포함한 전력기기 부문이 매출의 50%를 담당하고 있으며 회전·배전기기가 나머지 50%를 책임지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의 2022년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9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중동·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주 확대와 함께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전략이 맞물려 이익창출 구조가 안정화했다는 분석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일렉트릭은 2022년 4분기 연결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6775억원에 영업이익률 7.6%를 나타냈다”며 “변압기와 고압차단기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선박용 제품과 배전기기까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 증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선별 수주 효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실현했다”며 “선별 수주 기조에도 주요 시장 수주물량이 2022년 매출을 큰 폭으로 넘어서면서 2023년 질적인 측면까지 개선되는 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올 들어서도 반가운 수주 소식을 전하며 사업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월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로부터 총 1062억원 규모의 배전용 패드변압기 3500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일렉트릭이 창사 이래 수주한 배전 변압기 단일 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패드변압기는 주거용 전력망 구축에 필수적인 지상형 변압기로 상가와 주택가, 학교, 병원 등 도심 지역에 주로 설치된다. 이번에 현대일렉트릭이 수주한 제품은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가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미국 텍사스,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주(州)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현대일렉트릭이 그동안 축적해온 북미 시장 납품 실적과 현지 맞춤형 영업전략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매년 100만 대 이상의 배전 변압기 수요가 있는 곳으로, 현대일렉트릭의 추가 수주 가능성에도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매출 목표를 2조5460억원, 수주 예상액은 19억4800만 달러로 제시했다. 현재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과 유럽에서 전력기기와 선박용 제품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등 우호적인 사업환경을 감안할 때 수주목표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