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거래일간 2110억원 주식 순매수연준 추가 긴축 가능성에 원화 약세, 차익실현 우려↑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 못 미친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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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 없이 국내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다. 시장에선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의 변수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꼽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6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부터 이달 9일까지 매일 수천억원어치씩 공격적으로 국내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이번주 들어 다소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거래일간 211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거침없이 주식을 담는 동안 순매도세로 일관하던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1조2120억원 순매수했다.

    올 초 들어 두드러진 증시의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서는 등 9년 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새 지수는 9.57% 올랐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상대적으로 잦아들면서 외국인이 조만간 차익실현을 통해 국내 증시를 떠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80원대에 도달하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더 심화되면 코스피의 매력이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제까지의 패턴을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2200 이하에서 적극적으로 순매수를 했다"면서 "2400선 후반에서는 일부 차익실현 전략을 이어가며 코스피를 매집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단기간에 8조원을 매수하면서 단기 매수 강도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적인 채권금리 반등 및 달러 강세, 원화 약세가 전개될 경우 외국인의 차익 실현 심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선 중국 리오프닝이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세 유입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는 물론 중국과 대만의 외국인 주식 순매수 강도 역시 약화되거나 순매도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외국인 자금 유입의 모멘텀 역할을 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1월 일부 지표의 반등, 대표적으로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 및 유동성 지표의 반등은 나타났지만 자동차 및 굴삭기 판매 등 소비와 투자와 관련된 지표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의구심 증폭은 외국인 주식 매수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미국 경제 침체 리스크가 다행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인의 자금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는 결국 중국 리오프닝 효과의 가시화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구체적으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리커창 총리가 물러나고 차기 총리로 내정된 리창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 경제팀이 출범하게 되는 전인대 전후가 주목된다"며 "이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강도가 강화되면서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될 공산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