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3개월 전보다 25.67% 올라후판, 선박 건조 비용 20% 차지하는 핵심 자재조선업계, 흑자전환 앞두고 수익성 발목 잡힐까 우려
  • ▲ 조선소의 선박 건조 작업. ⓒ뉴시스
    ▲ 조선소의 선박 건조 작업. ⓒ뉴시스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면서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원자재 인상이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4.75달러로, 석 달 전(98.35달러)보다 25.67% 상승했다. 

    원료탄 가격의 오름세는 더 크다. 같은 기간 제철용 원료탄 가격은 톤당 385달러를 기록해 석달 만에 37.5% 뛰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동안 톤당 80~90달러 수준의 하향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11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120달러대를 넘어섰다.

    조선업계는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과 제철용 원료탄 등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후판 제조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강재를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은 원가 부담을 해소하고자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후판은 선박의 갑판과 외벽에 주로 사용되는 두께 6mm 이상의 강판으로, 전체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 이상을 차지해 조선사의 수익성을 좌우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후판가격이 톤당 1만원만 올라도 초대형유조선은 약 3억6000만원, 초대형컨테이너선의 약 5억원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조선업계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채웠음에도 수익성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만이 1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뿐 조선 3사 모두 적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지 못했다. 앞서 2021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총 3차례 연속 후판가격이 인상된 여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은 철강사 제조물량 중 일부이지만 조선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거의 모든 품목에 후판이 들어간다. 가격 인상이나 하락에 따른 영향력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며 “후판 협상이 마무리 되는 시기까지 원자재 가격 변동 폭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