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주 연속 하락하며 상승세 주춤연준 빅스텝 공포 확산·달러 강세에 지수 하락 전망증시 과열 국면 해소…"지수 조정 시 매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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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시금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연초 이후 상승하던 코스피도 당분간 단기 조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75% 내린 2451.2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월 한 달간 8.43% 상승한 코스피는 주간 기준 3주 연속 하락하는 등 최근 그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꺾이지 않을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4%,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상승하는 등 시장 예측치를 상회했다.

    고용지표도 경기 과열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수는 51만7000명으로 다우존스 예상치 18만7000명을 크게 상회했고, 12월 수치인 26만명보다도 웃돌았다. 실업률은 3.4%를 기록해 196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에 연준 위원들의 긴축을 강조하는 발언은 이어지고 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최근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에 도달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며 "더 많은 진전이 확인될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은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금리 인상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3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확률은 18%를 기록했다. 전날 확률은 12%였다.

    빅스텝 전망이 제기되면서 달러 가치는 오르고 원화는 떨어졌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0원 오른 1299.50원으로,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장중 한 때 13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장은 당분간 증시가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월 FOMC 의사록 등을 통해 연준 내부의 방향을 가늠하려는 심리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오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24일(현지시각) 미국 1월 PCE 물가지수 등으로 확인하며 경기 연착륙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긴축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흐름이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달러 강세가 완화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나 고용 둔화 둘 중 하나를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과열 국면 해소를 위한 단기 조정일 뿐 증시 조정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와 달러가 증시에 적절한 속도 조절을 해준 셈"이라며 "연초 대비 국내 증시 예탁금이 48조원대로 반등했고 코스피 거래대금도 증가하는 등 수급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에 비해 시장의 반등 탄력은 완연히 둔화된 상황이나 관점을 바꿔보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소재들에도 지수 하단이 꽤 견조하다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며 "2월 중 확인된 데이터들의 움직임이 일시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증시 탄력이 둔화될 수 있으나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의 선호도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정 시 선별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업종별로는 중국 양회와 미국 인플레 감축법(IRA) 등 정책 모멘텀과 관련되는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의 경기 개선, 한국 기업 실적 전망의 바닥 확인 가능성 등 긍정적으로 작용할 요인들도 있어 조정 시 매수 대응을 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