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노조, 22일 본사 1층서 항의집회"현대차·기아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급해야" 현대제철 노조도 노사협의 요구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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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특별성과금 사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1인당 400만원의 성과금 지급 계획을 밝히자 현대모비스 등 다른 계열사 노조들도 동일한 수준을 요구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노조원 100여명은 전날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본사 1층에서 항의 집회를 진행했다.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7일 임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400만원의 특별성과금과 주식 10주, 기아는 400만원 특별성과금과 주식 24주를 부여한다. 현재 양사의 주가를 감안하면 1인당 580만원 상당을 받게 된다.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 등 어려운 글로벌 경영환경에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성과있는 곳에 보상있다’는 원칙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현대모비스는 지난 20일 1인당 300만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 조성환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비록 지난해 경영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50조원이 넘는 매출 달성을 격려하기 위해 이같이 결단했다”고 공지했다.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51조9063억원, 영업이익 2조2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0.7% 감소했다.게다가 영업이익률은 2020년 5.0%, 2021년 4.9%, 2022년 3.9%로 매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격려금을 주기로 했다는 입장이다.하지만 현대모비스 노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30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2사 1노조’ 체제이기 떄문에 임금과 성과금 등에서 동일한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현대차와 동일하게 400만원+주식 10주를 받아야 한다”면서 “현대차와의 차등 지급 반대를 위한 투쟁을 결의했으며, 이미 받은 격려금은 반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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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측은 “이번 특별격려금 사안은 노조와의 협의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격려금 300만원을 지급하면서 이미 이 문제는 완료됐다”고 답변했다.현대제철 노조도 특별성과금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6166억원, 당기순이익 1조384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3.9%, 31.0%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이로 인해 현대제철은 올해 성과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포항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지난 17일 소식지를 통해 “더 이상 현대차그룹 내에서 노동자 계급화를 허용하면 안 된다”면서 “특별성과금의 정확한 목적과 지급 범위 등을 파악하고 조만간 특별 노사협의회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특별격려금 지급 요구가 거절되자 작년 5월2일부터 9월24일까지 146일간 충남 당진체철소에 있는 사장실을 점거했다. 이후에도 게릴라 파업을 단행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계열사마다 경영 환경이나 실적이 다르지만 계열사 노조들은 현대차, 기아 수준에 맞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노조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현대차와 기아도 글로벌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올해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노조들의 이기주의로 인해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지난 16일 현대위아 창원 본사에서 특별격려금 지급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는 다음날 특별포상금 300만원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면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