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피 0.58% 상승·코스닥은 5.8% 올라주가 급등에 에코프로비엠·엘엔에프·에스엠 시총 상위로중소형주로 시장 관심 이동…경기침체 우려 커질수록 투심 약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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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2400선에서 발 묶인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닥은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코스닥은 전일 대비 0.61% 상승한 783.28포인트에 마감했다.

    올 들어 코스닥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0.58%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5.78% 올랐다. 올 들어 코스닥은 무려 15.30% 상승했다.

    코스닥 선전을 이끈 건 2차전지 관련주다. 올 들어 지난 23일까지 에코프로비엠은 68.54%, 에코프로는 135.43%, 엘엔에프는 30.83% 급등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가총액의 지각변동도 이뤄졌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 23일 시가총액은 15조1787억원으로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시총 1위를 기록했다.

    시총 상위 10위권 밖에 있던 에코프로도 4위까지 올라섰다. 이 회사의 시총은 지난 23일 6조1249억원이다. 코스닥 시총 1위와 3위(엘앤에프), 4위 자리를 모두 2차전지주가 차지했다.

    최근 얼라인파트너스, 강성부펀드(KCGI) 등 행동주의펀드의 타깃이 된 코스닥 종목들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촉발한 경영권 분쟁으로 에스엠 주가는 올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64.66% 급등했다. KCGI가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한 오스템임플란트도 30.91% 상승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10위권 밖이던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각각 8위, 9위로 올라섰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성장주 위주의 코스닥이 강세를 보이는 건 다소 이례적이다. 

    이는 성장주가 지난해와 달리 금리에 둔감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가 가치주의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지만 2월에는 시중 금리 상승에도 성장주 주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연초 증시 상승을 이끌던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최근 시장의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닥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경우 경기가 아주 바닥을 지났거나 완전히 회복될 때 강하다. 긴축 연장 우려에 경기 저점이 뒤늦게 나타날 거란 인식이 확산 중"이라면서 "긴축에 대한 부담으로 인한 경기 우려에 대형주보다 조정 폭이 컸던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될 경우 투자 심리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물가 안정에 꽤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적 발언은 언제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미국 경제의 안정과 대조적으로 교역 활동에 비중이 큰 한국은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커 주가 상승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될수록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 약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허 연구원은 "코스피가 2500선을 가지 못한 것은 미국 고용지표가 잘 나왔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다"면서 "3월 미국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물가 상승 압력이 꺾인다면 대형주들이 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