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유출 의혹 '아이언메이스' 엄정 대응 계획넥슨 패소 시 대형 게임사 '인디게임 지원' 중단 우려도
  • 넥슨이 자사의 프로젝트 유출 의혹이 제기된 ‘아이언메이스’에 엄정한 대응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회사의 이익 침해를 넘어 게임업계는 물론 콘텐츠 산업의 생태계를 훼손시키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내부 공지를 통해 “신규개발 프로젝트 ‘P3‘ 무단 유출과 관련해 ’다크 앤 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에 대한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회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중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청 드렸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성남시 분당구의 아이언메이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개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21년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넥슨 측은 A씨가 신규개발본부 재직 당시 담당하던 미출시 프로젝트 ‘프로젝트 P3’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수사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며 A씨뿐 아니라 프로젝트 정보 유출 및 활용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법인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끝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의 이 같은 움직임에 아이언메이스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공식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도난당한 에셋이나 코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게임업계의 잘못된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정 게임 도용 논란으로 법적 분쟁이 발생하는 것과 별개로 서비스는 계속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악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사례로 ‘리니지3’의 영업비밀 유출 사건이 있다. 지난 2008년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리니지3의 일부 개발진이 집단 퇴사 후 블루홀로 옮겨 ‘테라’를 개발하면서 자사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대법원은 엔씨 전 직원 4명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기소된 직원에게 집행유예 및 벌금형을 내렸다. 다만, 형사소송과 병행해서 진행된 민사소송에서는 전 직원들이 취득한 자료는 폐기하되, 직원 및 회사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넥슨이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대형 게임사의 인디게임 지원 정책이 중단 혹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현재 게임문화재단을 통한 인디게임 지원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인디게임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넥슨은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서 인디게임에 가까운 소규모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는 PC 플랫폼 ‘스토브’를 통해 다양한 인디게임의 개발 및 서비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의 게임사가 여러 방법을 통해 인디게임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사로부터 지원을 받은 소규모 개발팀이 해당 프로젝트를 유출해 별도로 게임을 출시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올 경우 자연스럽게 지원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회사와 우리 구성원 모두의 ‘자존심’과 ‘자긍심’의 문제”라며 “회사도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