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공매도량, 경영권 분쟁 이후 한 달 만에 7.4배 증가같은 기간 하이브·카카오 주가 하락…공개매수 차질 영향 하이브 추가 공개매수 시 가격·공매도 부담↑…출혈경쟁 우려
  •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향한 하이브와 카카오의 인수전 경쟁 격화로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 투자도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올해 들어 2배 이상 급등한 주가가 향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 치 양보 없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브와 카카오 주가는 되레 하락하고 있다. SM 인수 부담 비용이 끝없이 불어나자 업계에서는 하이브와 카카오 중 누가 SM을 인수하더라도 이른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S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88%(8800원) 오른 1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SM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지난달 1일(8만6700원)과 비교했을 때 82% 상승, 상장 이래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주가가 급격히 오르자 SM 주식에 공매도 투자를 하는 이들도 늘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에스엠 공매도량은 10만3112주로 지난달 1일(1만3895주)보다 7.4배 이상 증가했다. 금액으로 치면 12억에서 159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경영권 분쟁 본격화로 인한 주가 급등에 공매도 주문이 몰렸던 2월 평균(114억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대차거래로 빌린 주식의 잔고를 말하는 대차잔고 역시 상장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대차거래는 차입자가 다른 기관 투자자 등에게 일정한 수수료와 담보물을 지불하고 주식을 빌리는 거래행위로, 일종의 공매도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SM 대차잔고는 전일 기준 6925억원으로 집계, 금융투자협회 통계상 잔고가 집계된 지난 2010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초와 비교했을 때 한 달 만에 4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SM 인수 추진 주체인 하이브와 카카오는 주가가 하락하는 아이러니에 빠졌다. 전일 하이브 주가는 전날보다 5.99% 내린 17만7200원, 카카오는 3.90% 하락한 5만9100원을 기록했다. 이들의 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4.5%, 10%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와 카카오가 연이은 공개매수로 분쟁을 이어가면서 SM 주가는 급등한 데 반해 양사 주가는 내려갔다고 분석한다. 이에 이들 중 누가 경영권을 획득하더라도 과도한 인수 비용과 높은 공매도 비율이라는 리스크를 짊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는 SM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가용자금에서 우위인 카카오의 자금 동원력은 확실한 우위에 있다"라며 "카카오가 SM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 하이브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브는 SM 지분 확보를 위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알렸으나, 공개매수 시작과 동시에 주가가 12만원을 돌파하면서 공개매수 결과가 불투명해졌다.

    카카오 또한 지난 7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당시 SM 주가보다 높은 15만원을 제시하며 지분 확보를 계획했으나, 현 주가로썬 카카오 역시 공개매수에 실패할 가능성이 큰 상태다.

    이미 SM의 주가는 증권가의 예측을 벗어난 상태다. 경영권 분쟁의 지속 여부에 따라 주가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현 수준보다 더 높은 가격에 SM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이브 측은 여전히 내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이브가 더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로 맞불을 놓는다고 해도 SM 주가가 재차 신고가를 넘을 수 있다는 위험 요인이 있다"라며 "그렇게 될 경우 주가 추가 상승에 따른 인수 가격 부담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매도가 많이 쌓인 종목들은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주가 하락의 속도가 가파를 수 있다"라며 "이에 하이브와 카카오 양측 모두 리스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