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형 CMA잔고 12조9768억원…올 들어 최고치은행 파킹통장 금리 인하에 3.7%대 후반 증권사 CMA 부각예금자보호 안되지만 초대형IB만 발행돼 손실 위험 제한적
  • 최근 저축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파킹통장 금리가 줄줄이 인하되면서 그 대안으로 3%대 후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 발행어음형 CMA(종합자산관리계좌)가 관심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면서도 우량한 증권사로 투자처를 갈아타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12조9768억원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11조1468억원)과 비교해 16% 넘게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2월 말 12조809억원을 나타낸 이후 잔고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고 약정한 원리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국내에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4곳만 발행이 허가돼 있다. 

    이들 증권사는 조달 자금을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  수익을 통해 고객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계좌에 예치된 예수금은 CMA 전용 수시 입·출금식 단기상품으로 운용되며 입·출금이 자유로워 파킹통장처럼 쓸 수 있다. 

    증권사 발행어음형 CMA는 하루만 맡겨도 9일 기준 현재 연 3.70~3.75%대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

    발행어음형 CMA의 금리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연 3.75% 금리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의 경우 연 3.70%다.

    최근 들어 증권사 발행어음형 CMA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건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다시 내려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압박이 이어지자 제1금융권이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한때 연 4~5%대까지 치솟았던 저축은행 파킹통장 금리는 다시 2%대 후반~3%대 초반으로 내려오는 추세다.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은행 파킹통장과 달리 증권사 CMA 통장은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부담이 있다. 발행사에 부도나 파산 등 신용위험이 발생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이들 증권사의 신용도를 고려할 땐 부도 위험은 통상 제한적으로 간주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 기준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신용등급은 AA+,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AA로 우량 수준이다.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저축을 하면서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순 있다"면서도 "사실 증권사가 파산할 확률은 제2금융권의 작은 금융기관이 파산할 확률보다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