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5월에서 하반기로 개시 시점 연기이달 주총서 사업목적에 중고차사업 추가허위매물, 강매 등 고질적 관행 해소 기대
  • ▲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사업 준비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중고차 단지 모습. ⓒ뉴데일리DB
    ▲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사업 준비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중고차 단지 모습. ⓒ뉴데일리DB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양사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중고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준비 작업을 단계적으로 밟아간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오는 23일 주총에서 정관 변경에 관한 건을 상정한다. 인증 중고차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기아도 이달 16일 주총에서 같은 이유로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새로운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수년 전부터 중고차 시장 진출을 추진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대기업의 진출로 중고차 시장의 독점 현상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지난해 4월 사업조정심의회에서 사업조정 권고안을 의결했다. 

    당초 권고안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의 중고차 판매업 개시 시점은 올해 5월이었으며, 1~4월에는 각각 5000대 범위 내에서 인증 중고차 시범 판매가 허용됐다. 

    양사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기 위해 중고차 사업 개시 시점을 올 하반기로 연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중고차 시장 업황 악화도 양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고차 진출과 관련해 최적의 시점을 모색해왔다”면서 “올 하반기 개시 목표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 현대차, 기아의 가세로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 신뢰도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연합뉴스
    ▲ 현대차, 기아의 가세로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 신뢰도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안으로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 전용 매매센터를 완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중고차 매매센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지난달 17일부터 27일까지 인증 중고차 고객센터 상담직원을 채용했다. 근무지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 부근이며, 연봉은 3900만원에 성과급은 별도로 지급되는 조건이 제시됐다. 

    한편, 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사업에 가세하면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허위매물, 강매 등의 관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신뢰도 향상 ▲투명성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정밀한 성능검사와 수리를 거친 후 품질을 인증해 파는 인증 중고차를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5년,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해 판매한다. 게다가 고객이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보상판매(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중고차 시장은 판매자가 차량 주행거리나 성능 상태 등을 독점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대표적인 레몬 시장으로 여겨졌다. 

    현대차는 이런 비대칭 해소를 위해 다양한 출처의 중고차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종합해 보여주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을 구축한다. 기아도 구매 전 차량 제험 프로그램은 물론 고객이 직접 차량 성능과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은 큰 불신을 받고 있으며, ▲판매업자의 강매 행위 ▲가격 산정 불신 ▲허위·미끼 매물 ▲사고 이력 조작 등이 근본 원인”이라면서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의 가세로 중고차 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