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액결제 담보증권 비율 2024년말 100%로 확대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 도입 추진… 연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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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2024년 말까지 100%로 높이고 실시간 총액결제(RTGS)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등 해외 은행들의 지급 불능 사태가 이어지면서 지급‧결제 관련 위험 줄이기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현재 70%인 은행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2024년 말 100%까지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차액결제는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금융기관 사이에 이뤄지는 이체 등의 자금거래를 일정 시간을 두고 모아 마감한 뒤 각 금융기관의 줄 돈, 받을 돈을 모두 계산해 차액만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은행 간 소액거래는 차액결제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자신의 돈으로 미리 지급을 하면 거래 다음 날 오전 11시 한은이 은행 사이 차액을 정산해 결제를 마친다. 

    그러나 이 경우 은행 한 곳이 갑자기 파산하면 해당은행과 거래한 은행들은 다음날 차액을 정산받을 수 없어 신용위험이 연쇄적으로 번질 수밖에 없게 된다. 

    한은은 위험을 방지하고자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70%에 해당하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의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을 받아두고 있지만 신용위험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 담보 외 30%의 미결제가 발생하면 현행 손실분담제도에 따라 결제 시스템에 참여한 나머지 금융기관들이 우선 나눠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5월 회의를 열어 담보증권 비율을 80%로 상향할지 의결해야 한다. 

    한은은 당초 현행 70%의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올해 2월까지 80%로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경색이 심해지면서 작년 10월 말 3개월, 올해 2월 말 3개월, 두 차례에 걸쳐 6개월 동안 인상을 미뤄왔다. 

    만약 유예가 종료되면 우선 은행들은 8월까지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80%로 높이고, 한은 내부 목표대로라면 2024년까지 100%에 맞춰야 한다.

    동시에 한은은 아예 신용 리스크가 없는 실시간 총액결제 시스템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현재 외부기관 등과 함께 RTGS 도입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RTGS는 우리나라와 같은 이연 차액결제 방식과 달리, 수취인 계좌에 실시간으로 돈이 지급되는 순간 해당 건에 대한 은행 간 결제까지 완전히 마무리되는 형태다.

    금융기관 사이 수많은 결제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처리 정보량이 폭증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ITC) 발달로 24시간 연중무휴 RTGS 시스템 구현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거래 건마다 바로 은행 간 정산이 끝나기 때문에 이연 차액결제와 같은 신용 리스크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오는 7월 RTGS 방식의 페드나우(FedNow)를 도입할 예정이며, ECB(유럽중앙은행)도 조만간 RTGS 시스템을 개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