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삼성전자 1조6천억 전망실적발표 가까워지자 '적자' 전환 전망까지견조한 LG전자 실적… 1Q 1조원대 영업익 선방 예고2009년 삼성 앞섰던 LG… 반도체 불황 2Q 까지 이어질 듯
  • 올 들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기미를 나타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LG전자에 실적을 역전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치보다 반도체 적자 규모가 커지고 LG전자는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금융위기 시절 실적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6000억 원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 실적을 추정하는 증권업계의 평균 예상치로, 다음달 7일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는 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악화로 1분기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 1분기 68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고 그 중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 1250억 원의 손실을 낸 것이 적자의 결정적 원인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내놨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 규모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현재의 예상대로라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 미만으로 떨어진 것 자체가 지난 2009년 1분기(5930억 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14년 만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거나 삼성이 LG에 역전 당할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최악의 예상에 따라 적자전환하게 되면 물론이고 1조 원대 이익을 내지 못하면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두게 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올 1분기 LG전자가 20조 원대 매출액과 1조 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1분기 실적발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LG전자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이달 들어선 1조 원을 넘겨 최대 1조 4000억 원대까지도 예상하는 곳들이 등장했다.

    LG전자는 주력인 가전사업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와 원자재비 등 비용 상승 부담을 1분기에 꽤나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특히 물류비가 2배 이상으로 치솟아 예상 밖의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는데 올 들어선 선사 물류비를 시작으로 대부분 물류 수단들이 정상화에 들어서 단가도 코로나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물류비 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LG전자는 1분기에만 적어도 2000억 원 가량의 이익을 더 챙길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하이투자증권은 LG전자의 물류비 감소 효과가 연간 8000억~1조 원 가량 발생할 것이라며 분기 평균으로는 2000억~2500억 원 가량 이익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사업 하나로 수십년 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격차는 상당했지만 반대로 반도체 사업 때문에 양사의 실적이 다시 비슷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적어도 상반기까진 이어지고 오히려 2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분기보다 더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는 상황이라 2분기에 LG전자가 선방한 실적을 이어갈 경우 삼성을 완전히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 최저점을 찍은 반도체는 수급 개선을 시작해 하반기부턴 다시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이 공급을 대폭 줄이는 동시에 고객사들도 1분기 강도 높은 재고 조정에 이어 2분기부턴 다시 시장에 등장해 3분기부턴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반도체와 SK하이닉스 적자 규모도 하반기엔 급격히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