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가 일일이 수작업 변경앱에서 자동 변경 시 오류 발생대기시간만 수십분...소비자 분통KT의 '디지코' 멀게만 느껴져
  • ▲ KT로고ⓒKT
    ▲ KT로고ⓒKT
    KT 알뜰폰 앱에서 이용자 스스로 요금제 변경이 불가능해 고객 불편이 빚어지고 있다. 고객센터 전화대기만 수십 분이 걸리면서 KT의 ‘디지코’가 정작 소비자 경험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알뜰폰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 앱에서 ‘모바일 요금제 변경’ 기능이 수년째 작동하지 않고 있다. ‘요금제 변경하기’를 선택해도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하라는 안내 메시지만 뜰 뿐이다. 이에 요금제 변경을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게 아니냐는 소비자 불만이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알뜰폰 요금제 변경 시 할인쿠폰을 적용해야 하는데 앱에서 자동 변경하면 오류가 발생해 고객센터에서 일일이 수동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루에 요금제 변경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피로감을 내비쳤다. 

    피로감을 느끼는 건 고객들도 마찬가지. 기자는 평일 오후 4시경 KT 알뜰폰 요금제 변경을 시도했으나 이용자가 몰려 고객센터 연결만 약 20분이 소요됐다. 

    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용자 불편은 더 커질 예정이다. KT의 신규 가입자 상당수가 알뜰폰 고객이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통신3사 신규 가입자 중 70% 이상이 알뜰폰 고객이다. 

    KT의 핵심 경영전략 ‘디지코’와도 동떨어진 모습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2020년 취임 후 디지코를 선포하며 기존 통신사에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제창했다. 디지코란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tal Platform Company)의 줄임말이다. 

    실제로 KT 공식 홈페이지 소개란엔 디지코를 통해 ‘고객 삶의 변화’를 창출하겠다고 명시돼 있다. 디지코 선포 후 3년이 흘렀으나 KT 알뜰폰 고객들은 앱에서 간단한 요금제 변경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앱에서 알뜰폰 요금제 변경은 “KT 본사와 알뜰폰 자회사간 전산 시스템이 달라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며 “KT 통신망을 임대해서 쓰는 알뜰폰 사업자 모두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