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계열사 직책 늘며 작년 연봉만 31억원한화솔루션 호실적 영향도… 태양광 '최대 실적'늘어난 보수‧배당금 통해 ㈜한화 지분 매집 나설 듯
  •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한화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승계 재원 마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지분 확보에 많은 현금이 필요한 만큼 보수와 배당금 수익 등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총 75억1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전년 37억9000만원과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한화에서 30억58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13억3900만원, 한화솔루션에서 31억1400만원 등이다. 

    김 부회장의 연봉 상승은 그룹 내 입지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주총을 통해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또한 ㈜한화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핵심 계열사의 직책이 늘어나며 보수도 늘어난 것. 

    동시에 한화솔루션이 호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연봉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조6539억원, 영업이익 966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7.3% 늘었고, 영업이익도 30.9% 증가한 수치다. 특히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해온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2011년 태양광 사업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에도 2020년 대비 24.3% 증가하는 등 4년 연속 수익이 20% 이상 늘어왔다.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의 연봉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2020년 7억5400만원이었던 김 부회장의 보수는 2021년 19억7000만원, 지난해 31억1400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기본급은 19억1600만원이었지만 조직기여도와 전문성 및 역량 등이 반영된 조정급 명목으로 11억42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됐다. 

    재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가 넓어짐에 따라 승계 재원 마련에도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은 현재 김동관 부회장 체제로의 3세 경영 승계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화에 대한 지분은 아직 미미하다. 

    현재 ㈜한화 최대주주는 지분율 22.65%를 보유한 김승연 회장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보유하는 ㈜한화 지분은 4.91%에 불과하다. 올해 초 모친인 故 서영민 여사가 보유 중이던 보통주 지분 0.47%를 상속받으며 수년간 4.44%였던 지분이 소폭 증가했다. 또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 9.7%도 간접 소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家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경영승계의 핵심으로 불린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갖고 있고 나머지 반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각각 25%씩 갖고 있다. 2018년 2%대의 한화 지분율을 갖고 있던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5%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이 9.70%까지 늘었다. 

    즉, 김동관 부회장이 보유한 실질적인 한화 지분율은 대략 14% 수준인 셈이다.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매집이나 증여 등 추가적으로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은 과거와 달리 편법을 쓰지않고 상속세, 증여세 등을 투명하게 내는 추세라 한화그룹도 승계를 앞두고 고민이 클 것”이라면서 “보수와 배당금 확대 등을 통해 본격 지분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