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9% 수수료"초기 보험료 오르지만 장기적으론 낮아질 것"경쟁심화로 보험사 빅테크 종속 우려
  • ▲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 예시안.ⓒ금융위원회
    ▲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 예시안.ⓒ금융위원회
    빠르면 올해 연말부터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보험사의 수수료 부담으로 도입 초기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점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료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보험사가 빅테크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지난 5일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핀테크산업협회 등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확정한 결과다.

    플랫폼을 통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대형 포털사이트나 플랫폼에서 각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것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험료를 비교하고 가입을 진행해왔다.

    시범운영 방안에 따르면 플랫폼의 업무범위는 전체 모집단계 중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해 보험사에 연결해주는 업무로 제한된다. 플랫폼이 비교·추천한 결과를 보험대리점에 제공하는 등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것으로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취급 상품은 우선 온라인 상품(CM)만 비교·추천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면설명이나 전화설명이 필요한 상품은 이번 허용대상에서 제외해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 등 기존 판매채널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상품 중 많은 국민이 가입하고 비교 가능성이 높은 단기보험(여행자·화재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연금 제외)이 허용된다. 펫보험, 신용생명보험 등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상품도 허용대상에 포함됐다. 상품구조가 복잡해 불완전판매 우려가 있는 건강보험 등은 제외했다.

    플랫폼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보험료에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한도도 설정했다.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대비 수수료 한도는 4%대로 제한된다. 단기보험은 대면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 장기보험은 15~20% 이내로 각각 제한한다.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보험사에 부당한 행위를 요구하는 것도 금지한다. 보험사와 플랫폼간 위탁계약서에 수수료 부과방식을 명확히 기재토록 하고 계약서외에 추가 수수료 등을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발표내용을 바탕으로 이달 중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서 접수, 6월중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빠르면 연말 또는 내년초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범운영 기간 동안 모집시장 영향, 소비자 보호 및 공정경쟁 영향 등 운영경과를 충분히 분석해 제도개선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모집채널과 관련해서도 보험업권, 보험대리점, 보험설계사, 플랫폼 업계 등 이해관계자들과 계속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
    다만 빅테크가 온라인에서 중개 시장을 지배할 경우 보험사에 부과하는 수수료, 시책비 등으로 인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배달플랫폼 앱이 생기면서 음식값, 배달료 등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진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보험사 자체 온라인 CM(다이렉트) 채널에서 판매된 상품은 수수료가 없다. 온라인 플랫폼을 한 번 거치면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사이에 중간 사다리가 생기기 때문에 수수료가 붙어 보험료 인상이 야기되는 이유다. 

    반면 정부는 모집비용 절감과 가격경쟁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가 필요한 보장 대비 가장 저렴한 보험상품을 찾아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보험사 스스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업비 비중이 낮은 온라인 채널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보험사 상품의 판매도 활성화될 것"이라며 "비교추천 수수료가 보험료로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한도 설정 등 보완방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론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보험사가 빅테크에 종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1년에 한 번 만기가 되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장기보험을 판매하고 그걸로 먹고 산다"면서 "빅테크가 설계사를 대신하게 되면 보험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서비스의 질은 저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