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손실 176억, 부채총액 299억감사인 "계속기업가정에 중대한 의문 제기"지배기업 세포라 SAS서 단기차입금 229억원 지원
-
20일 세포라코리아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인은 "재무제표는 당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작성됐고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활동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회계처리됐다"면서도 "계속기업가정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평가했다.
이어 "계속기업 가정의 타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하에서는 부채상환을 위한 당사의 자금조달계획의 성패와 궁극적으로는 안정적 영업수익 달성 여부에 따라 그 타당성이 좌우되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세포라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1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만 전년보다 36.7%늘어난 202억원을 기록했다.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2021년의 매출은 1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45억원으로 전년 보다 23억원 늘어났다. 순손실 역시 147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세포라코리아의 지난해 기업의 지급이나 영업 능력을 나타내는 순운전자본은 마이너스(–) 352억원에 달했다. 부채총액은 299억원으로 자산총액(105억원)을 초과했다. 특히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99억원, 자본금은 262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이다.
이렇다보니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하기 위한 대처방안으로 모기업의 자금 수혈도 이어지고 있다.
세포라코리아는 지난해 말 지배기업 세포라 SAS로부터 단기차입금 229억700만원을 지원받았다. 한국씨티은행 운전자금대출 111억480만원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받기도 했다. 또 상위지배기업인 LVMH Moet Hennessy Louis Vuitton S.E.로부터의 자금지원을 보장받고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세포라코리아 관계자는 "뷰티 마켓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하면서 장기적 비전과 계획 갖고 있고,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에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매장 수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내에선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세포라 1호점을 열었다. 오픈 당일 500m가 넘는 대기 행렬이 이어졌고 사흘간 2만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었다. 이 여세를 몰아 서울 명동, 신촌, 잠실에 매장을 잇달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도 줄줄이 타격을 입으면서 세포라도 피해가지 못했다. 감염 우려로 오프라인 매장 방문이 줄면서 세포라의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체험형 매장이라는 차별성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론칭 당시 목표는 지난해 14개의 매장을 여는 것이었으나 현재 4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지난해 명동점을 지난달 여의도 IFC에 있던 매장을 닫기도 했다.
특히 세포라코리아의 고전에는 CJ올리브영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란 시각도 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성장한 2조7809억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2714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CJ올리브영의 독주 체제에 GS리테일 랄라블라와 롯데쇼핑 롭스가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국내 제품도 좋고 다양해진 만큼 세포라의 독점 브랜드가 크게 메리트가 없었다"면서 "화장품 업체의 자체몰 확대, 패션 플랫폼까지 화장품 판매를 하는 상황이라 사업 확장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