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전년동기比 32.4% 급감…분할뒤 첫 세자릿수 주택부문 매출성장둔화·원가율상승지속…2분기후 개선플랜트매출, 주택감익 일부방어…1분기만 1조8000억 수주
  •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DL이앤씨
    DL이앤씨가 주택원가율 쇼크로 올 1분기 분할후 가장 낮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플랜트부문 외형성장에 따라 주택부문 감익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년전 어닝쇼크 당시 단행한 인력조정 탓에 수행능력 및 경쟁력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L이앤씨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8078억원, 영업이익 849억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동기 1조5147억원 대비 19.3% 늘어나면서 3분기연속 실적개선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분기 2조2562억원 보단 19.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257억원 대비 32.4% 감소하면서 5분기연속 감익이 지속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분기 1202억원에 비해서도 29.3% 줄어들면서 분할후 처음으로 세자릿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률 역시 분할후 최저치인 4.69%로 추정됐다.

    가장 큰 원인은 주택부문 매출성장 둔화와 원가율 상승지속이 꼽힌다. 착공후 실행원가율 조정시기가 분산돼 있어 금융투자(IB)업계선 8%대 주택이익률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원가현실화가 종료되면서 점차 개선돼 12%대 이익률을 회복할 전망이다. 

    지난해 DL이앤씨는 별도기준 주택착공이 9000여가구에 그쳐 주택부문 매출감소가 경쟁사보다 선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연결자회사인 DL건설 분양호실적에 따른 실적 턴어라운드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별도 주택마진 기여도가 높은 상황이라 감익 역시 불가피하다. 

    게다가 DL건설 경우 물류센터 등 수익성악화 현장준공을 앞두고 원가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플랜트부문 매출성장이 감익을 일부 방어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트는 전분기에 해외현장 도급증액 및 일부현장 준공정산이익이 더해지면서 일시적 마진개선이 나타났다. 이어 1분기 LG화학 ABS, 미국 자크리 CPChem,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등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특히 플랜트 수주(1조8000억원) 상당부분을 차지한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1조4000억원)가 이미 착공후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1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했다. 본 프로젝트는 지속해서 매출화되면서 내년까지 외형성장을 지탱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연결 수주실적은 샤힌 프로젝트, 해외 화공프로젝트(금액·발주처 미공개) 등 플랜트부문 성과로 약 3조5000억원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연간 수주목표치 14조4000억원의 24.3% 수준이다.

    통상 뚜렷한 상저하고 패턴의 수주흐름, 양호한 마진율을 기록중인 플랜트 매출확대 기반마련을 고려한다면 1분기 수주실적은 고무적인 성과로 판단된다.

    DL이앤씨는 올해 플랜트 수주목표로 지난해 2배수준인 3조50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2분기 동남아시아지역 석유화학 및 복합화력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하반기 DL케미칼 등 그룹관계사 해외현장 등에서 수주 파이프라인을 통해 목표달성 가능성을 보다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빠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플랜트부문 수주잔고 턴어라운드가 확인됐고 올해 플랜트수주 예상치 3조원 중에 1.4조원 규모 샤힌 프로젝트 수주를 연초에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플랜트의 본격적인 매출성장세 회복으로 주택 이익감소를 어느 정도 방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착공물량 감소세로 주택매출 축소도 뒤따를 전망이지만 주택과 플랜트 마진레벨이 뒤집힌 상황에서 플랜트 매출성장이 시작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주택마진 추가훼손만 없다면 해외추가수주나 신사업 등이 실적반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플랜트부문을 수행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2010년대초 건설업계는 저가수주 경쟁이 어닝쇼크로 이어지면서 플랜트인력을 대폭 감원한 바 있다. 당시 해외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전문인력을 내보는 것이 기업의 기회비용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플랜트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빅배스를 단행한후 보수적인 운용을 하면서 숙련자들만 우대하고 신규채용을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일이 벌어졌다"며 "시공환경이 예전과 달라지면서 생기는 인력감소는 어쩔 수 없지만 DL이앤씨 역시 사업수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플랜트가 양적수주에서 질적수주로 방향을 선회한 만큼 인력수준 역시 질적으로 높아지게 될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관련 전문인력 양·육성이 소원해지면서 '인력빼가기'외에는 인력난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