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안정성 좋다지만… 너무 높아도 문제소액주주 '짠물 배당'에 자사주 '매입·소각' 촉구"방침상 어렵다" 주가 부양 '빨간불'… 새 주주환원 정책 관심 집중
  • 코로나 특수로 46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네이버 주가가 19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삼성전자의 약 4배에 달하는 네이버의 ‘유보율’이 지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의 유보율은 지난 12월 기준 14만4069%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대부분을 압도하는 수치로, 경쟁사 카카오 유보율 2만2321%의 약 7배, 삼성전자 유보율 3만8360%의 약 4배에 달하는 수치다. 

    유보율이란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량을 측정하는 지표다. 유보율이 높을수록 자금 여력이 높아 재무구조가 안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유보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투자나 배당에 인색하다는 의미로, 주가 하락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값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자본금은 164억8000만원. 여기에 14만4069%를 곱하면 네이버가 쌓아둔 잉여금은 23조2374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잉여금을 23조 넘게 쌓아둔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주가가 41만원에 육박할 당시 배당금으로 주당 914원을 배당했다. 배당이 낮으면 주가 하락 시 주식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줄어드는데, 네이버의 소극적 배당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관계자는 “네이버는 최근 2조3000억으로 포쉬마크를 인수하는 등 투자 강도가 약하다고 볼 수 없다”며 낮은 배당을 주가 하락 압박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짠물 배당에 주주들은 네이버가 23조에 달하는 잉여금으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해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네이버의 경영 방침상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태다.

    네이버는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는 대신 이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일례로 네이버는 자사주를 지분 교환에 활용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분을 교환한 기업으로 미래에셋증권, CJ대한통운, CJ ENM, 이마트, 카페24 등이 있다. 

    자사주를 폭넓게 활용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주주환원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면 투자나 인수합병 행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자기주식 취득 후 6개월 이내 처분 금지, 처분 후 3개월간 자사주 취득 불허 등 제약 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반대로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은 확산 추세다. 지난 3년여 동안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11조원으로, 자사주 소각 공시 건수는 2021년 32건에서 지난해 64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상장사는 현대차 3154억원, KB금융지주 3000억원, 메리츠화재 1792억원, 신한금융지주 1500억원, 하나금융지주 1500억원, KT 1천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주를 생각하면 적극적인 소각이 바람하지만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며 주의를 요했다.

    한편, 네이버는 상반기 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