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본사서 주가 조작 연루 의혹 긴급 기자회견"사회적 물의 책임 통감"…취재진 질문엔 묵묵부답키움증권 "직을 건다했던 황현순 사장 거취는 변함없어"
  • ▲ 김익래 회장 ⓒ뉴데일리
    ▲ 김익래 회장 ⓒ뉴데일리
    주가 폭락을 미리 예견하고 605억원어치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사태 이후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자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의혹과 관련한 질문엔 침묵으로 응대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45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자신에게 제기된 주가 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날 "법적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많은 분께 상실감을 드리게 돼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다우키움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

    김 회장은 또한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 조사에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사퇴와 함께 다우데이타 주식 매각 대금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주식 매각 제기된 악의적 주장에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고자 했으나 논란은 여전하다"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 여러분들게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제 저는 물러나지만, 다우키움그룹이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은 김익래 회장의 대국민 사과가 있기 1시간 전 언론에 일정을 공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입장문 발표 뒤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김 회장은 입장문만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회견장을 떠났다.

    이에 엄주성 키움증권 부사장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발표하는 입장이 방해가 될 수도 있어 질의응답을 받지 못하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김익래 회장은 앞서 지난달 20일 자신이 보유한 다우데이터 지분 가운데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블록딜로 팔아 605억원을 거둬들였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이 지분을 팔고 4일 뒤인 24일부터 다우데이타 주가는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김 회장을 주가 폭락 사태 배후로 지목했다.

    김 회장 측은 라 대표의 주장이 허위 사실이라며 잔고 및 거래 명세서를 제시했지만, 의혹이 계속되면서 기자회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식 매수‧매도 시점과 키움증권‧SG증권 간 차액결제거래(CFD) 등 의혹이 여전한 만큼 이들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전날 키움증권에 대한 CFD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키움증권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 연루 여부 등을 검사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직을 건다'고 밝혔던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황현순 사장은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은 라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라며 "직을 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아직 발표된 것이 아무것도 없고, 아직 수사 중인 상황인 만큼 황현순 사장의 거취에 대해선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 사장은 김익래 회장이 라덕연 대표를 모른다는 것에 대해 직을 건 것"이라며 "김 회장이나 회사 측이 모두 라덕연 대표를 모른다는 것에 대해선 지금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라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