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올해 3.4%·내년 2.4% 전망고용여건 '숨통'… 취업자 증가 10만→27만명경기부양보다 물가안정 우선…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
-
국내외 기관이 잇따라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데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낮춰잡았다.KDI는 11일 내놓은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며 1.5% 성장한 후 내년에 대외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확대로 2.3%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KDI는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3%에서 1.8%로 하향조정했으며 지난 2월에도 전망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위축되고 경기부진이 계속되며 올 상반기 0.9%, 하반기에 2.1% 각각 성장할 거로 내다봤다.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KDI는 "올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위축으로 경제성장률이 1% 내외로 하락한 후, 하반기에 중국경제 회복 영항과 반도체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며 "(연간으로는) 민간소비 회복에도 수출 부진으로 1.5% 성장에 그치며 지난해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내년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상승세가 점차 안정돼 내년 말 거시경제가 정상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라며 "향후 거시경제정책은 당분간 현재의 통화·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회복에도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지난해보다 0.8%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3%였던 것보다 더욱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에는 3%, 2분기 2.9%, 3분기 3.1% 등 연 평균 2.6%를 기록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소매·음식숙박업이 올 1분기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하고, 운수업이 8.8% 증가하는 등 서비스업이 3.2%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제조업은 수출 부진으로 감소 폭이 확대했다. 제조업은 올 1분기 기준 마이너스(-)3.3%로, 지난해 4분기(-2.7%)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내수의 경우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여행수요가 확대되면서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투자는 제조업의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건설투자는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4분기(-25.8%)보다 올해 1분기(-40%) 감소 폭이 컸다.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경기도 부진한 상황이지만, 서비스업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고용 여건은 애초 전망보다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수는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하면서 올해 27만 명 증가한 후 내년 17만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점차 둔화하면서 올해 3.4%, 내년 2.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7%로 지난해 4분기(5.3%)보다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기·수도·가스의 경우 올 1분기 28.4% 올랐지만, 공업제품이 지난해 4분기 6.1%에서 올해 1분기 4.7%, 농·축·수산물은 1.9%에서 1.7%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올 1분기 서비스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4분기(6.1%)보다 낮은 3.8%의 상승률을 보였다.4월 소비자물가는 3.4% 올랐다. 하지만 물가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를 뜻하는 근원물가는 3월에 이어 4월도 4%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DI는 물가안정을 위한 긴축적 거시정책 기조가 요구된다고 제언했다.KDI는 "통화정책은 물가상승세가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이 되도록 현재의 금리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재정정책은 경기 부양보다 중장기적 성장동력 확보와 취약계층 보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고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인해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어, 금융시스템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또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회복이 서비스업에 국한된다면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거나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에도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