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리테일,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원두 머신 '라심발리' 도입10만여개 커피전문점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결정편의점 제품과 활용한 다양한 바리에이션 확장 계획
  • ▲ 최정태 BGF리테일 MD가 겟커피 잔과 원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최정태 BGF리테일 MD가 겟커피 잔과 원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싼 가격에 맞는 품질의 커피를 판다’라는 편의점 커피의 인식을 깨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사옥에서 만난 최정태 CU 음용식품팀 겟커피 MD는 “고품질의 커피를 편의점이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제공한다는 인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연간 소비하는 커피는 367잔. 하루에 한 잔 이상을 마신다는 의미다. 이는 유럽 평균인 167잔의 두 배를 넘는 숫자다. 그만큼 커피 시장은 포화상태다. 겟커피의 변화는 10만여개가 넘는 커피전문점 사이에서 편의점 커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

    최 MD는 “커피전문점과 비교했을 때 편의점 커피는 후발주자기 때문에 동일한 기준의 맛이나 특색만으로는 절대 저희가 목표하고 있는 지향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면서 “편의점 커피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차별성을 두기 위해 프리미엄 머신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 최 MD가 '라심발리' 머신 도입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 최 MD가 '라심발리' 머신 도입 이유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서성진 기자
    그는 지금의 겟커피에 대해 ‘3세대’라고 정의했다. 론칭 초기부터 최근까지 총 3번의 커피머신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CU가 지난해부터 점포에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라심발리’는 폴바셋 등 프리미엄 커피전문점과 주요 호텔에서 사용되는 머신이다. 열 교환 방식의 신형 보일러 기술을 적용해 50잔 이상 연속 추출해도 온도와 압력에 변화가 없어 높은 품질의 맛과 풍미가 균일하게 유지된다. 원두를 담을 수 있는 호퍼(Hopper)가 두 개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라심발리 머신이 설치된 점포는 1500여곳이다. 올해까지 6000개 매장, 내년에는 1만7000여개 전 매장에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최 MD는 “신규 머신과 원두로 교체하기 위해 하루에 적게는 50잔, 많게는 100잔의 커피를 마시기도 했다”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어지럼증도 오곤 했지만 준비과정이 즐거웠다”며 웃었다.

    단순히 머신과 원두를 점포에 공급하는 것만이 끝이 아니다. 고객들이 커피를 담을 컵의 사이즈와 디자인에서부터 추출되는 에스프레소와 물의 양 등 레시피 등 전반적인 조율까지 모두 확인해야한다.

    원두에도 변화를 줬다. 현재 겟커피는 미디엄 로스팅 된 원두 등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 온도가 210~220℃에 도달하기까지 생원두를 볶아 균형잡힌 풍미와 산미, 중간 정도의 바디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쓴 맛이 많은 다크로스팅에 비해 향과 산미가 두드러진다.

    처음 신규 머신과 원두를 적용했을 때 소비자들과 경영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맛과 향이 확연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최 MD는 “커피 전문가분들과 함께 테스트를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확신이 있었지만 초기에는 (맛이 떨어졌다는) 여러 문의도 많았다”면서 “다음 달이면 1년이 되는데, 지금은 좋은 반응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최 MD는
    ▲ 최 MD는 "고객 인식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서성진 기자
    BGF리테일은 지속적으로 겟커피의 제품 바리에이션을 넓혀갈 계획이다. 라심발리 머신의 특징인 두 개의 호퍼를 활용해 두 종류의 원두를 블렌딩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십개의 레시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미와 향 등 맛을 넘어 기능적인 변화도 고민하고 있다. 디카페인 제품부터, 편의점에서 다루는 수천종의 제품과의 연계가 그것이다.

    실제로 CU는 아이스크림 ‘빵빠레’에 에스프레소 원액을 활용한 아포가토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6000원인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춰 품질과 가격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최 MD는 가장 큰 목표로 ‘인식의 전환’을 꼽았다. 그는 “1500원이라는 가격을 보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가성비’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 “단순히 몇십잔, 몇백잔을 더 팔겠다는 것 보다는 편의점 커피도 맛있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