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출 규제 속 中 내수 싹슬이 효과 성장 이어와극심한 수요 침체 '1Q 바닥' 확인… 2Q 내수 회복 예고정부보조금 효과도 쏠쏠… 中 정부 최대 수혜기업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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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강력한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올 1분기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분기부턴 주된 매출처인 중국 내수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중국 정부가 SMIC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도 안정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세계 5위 파운드리 기업이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급감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한 102억 900만 위안(약 2조 원),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한 15억 9100만 위안(약 3000억 원)에 그쳤다. 

    SMIC는 지난 1분기 실적 둔화에 대해 수요 감소를 꼽았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다는 입장이다. 지난 1분기 웨이퍼 판매 수입 중 스마트폰에서 5.2%, 가전에서 1.1% 비중이 줄었다고 밝혔다.

    SMIC는 미국이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장비 및 소재 수출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도 중국 내수를 중심으로 굳건한 실적을 이어왔다. SMIC 전체 매출 중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한다. 주요 고객사가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가 가전업체, PC업체 등이라 큰 타격 없이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 SMIC도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과 가전, PC 수요가 급감한 영향을 받아 반도체 업계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을 피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지난 2014년 이후 분기 기준 판매량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을 정도로 성적이 저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칩 주문을 줄이고 지연시킬 수 밖에 없었고 SMIC 같은 파운드리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분기부턴 다시 수요 회복이 시작되며 실적도 개선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MIC 실적은 1분기가 바닥이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 재고가 정상 수준을 회복해 2분기에 다시 칩 주문이 재개되면서 하반기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반이 성장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 맞서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들을 든든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는 점도 SMIC가 흔들림 없이 사업을 이어올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190개 기업에 총 2조 3000억 원 규모 보조금을 지급했는데 그 중 3720억 원으로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곳이 SMIC였다.

    SMIC가 생존 뿐만 아니라 성장까지 이어오고 있는 현 상황을 미국이 더 큰 제재로 막아설 가능성도 있다. 대만경제연구소는 미국의 규제가 SMIC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시점이 올해나 내년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 2020년부터 SMIC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 인민해방군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려뒀는데 여기서 한단계 더 나간 규제로 SMIC를 추가 압박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