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차만에 재계 44위 대기업집단 지정구본준 회장, 적극적 M&A로 몸집 키워구형모·구연제 2세 승계보단 경영 안정화 우선
  • ▲ 구본준 회장ⓒLX그룹
    ▲ 구본준 회장ⓒLX그룹
    구본준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우며 계열 분리 3년 차 만에 LX그룹이 자산총액 11조원, 재계서열 44위로 등극했다. 다만 경영권 승계작업에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LX그룹은 5월 1일자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LX그룹은 계열 분리 당시 LX홀딩스를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4개사를 자회사로, LX판토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로 알려져 있는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04억원에 인수했으며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930억원에 인수하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계열 분리하기 전 2020년 말 8조원에 불과하던 자산규모는 지난 2021년 5월 LG그룹에서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 후 2021년 말 10조원, 지난해엔 11조273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 계열분리 전보다 약 40% 성장했다.

    공격적인 M&A와 고성장으로 승계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에는 속도 조절하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21년 12월 LG그룹과의 지분정리 후 장남 구형모 부사장과 장녀 구연제씨에게 각각 LX홀딩스 주식 850만 주, 650만 주를 증여했다. 이후 구 부사장은 꾸준히 매수해 올해 1분기 기준 926만 주를 소유해 총 12.15%의 지분까지 끌어올렸다. 

    구형모 부사장은 계열 분리 이후 경영기획담당 상무, 2022년 3월 전무 승진, 지난 연말엔 부사장 승진하며 LX MDI 각자 대표를 맡았다. LX MDI는 그룹 자회사들의 경영 컨설팅, IT·업무 인프라 혁신, 미래 인재 육성, 사업 리스크 예방 관리 등 역할을 부여 받았으나 출범 이후 잠잠한 상황이다.

    마젤란기술투자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했던 구연제씨는 LX홀딩스가 신사업으로 준비중인 CVC에 합류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CVC 설립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늦어지며 거취가 불분명한 상태다.

    LX홀딩스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금융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면서 CVC 설립에 나섰다. LX벤처스라는 상호에 대한 가등기를 신청한 이후 가등기 기한을 세 차례 연장해 오는 10월 17일까지로 6개월 추가 시간을 벌었다.

    LX홀딩스는 LX벤처스 설립에 대해 "CVC 설립을 위한 내부 논의 및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만 설립 시점은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CVC 설립이 늦어지는 까닭으로 벤처투자 시장 경색과 글로벌 경기 침체를 꼽는다.

    LX홀딩스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8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46% 감소했으며 순이익 역시 405억원으로 45.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벤처투자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성과를 거두기 쉽잖은 환경이 조성된 데다 LX그룹 계열사들의 저조한 실적으로 CVC 설립이 부담될 수 있다"며 "올해는 수익성 개선, 자산 효율성 증대 등 경영 안정화가 최우선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