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 올해 최대 목표 '글로벌 확장'프랜차이즈 업계도 포화상태 내수 시장 넘어 글로벌 진출 속도유통채널, 동남아 위주로 입지 넓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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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침체된 소비와 내수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제 전망도 어둡다. 각종 연구기관은 이미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동시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유통업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에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뉴데일리는 위기를 바탕으로 기회를 찾는 유통기업의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유통업계가 해외 진출을 향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경기까지 악화하자 비교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 대표 K푸드 앞세워 공격적 투자… 신시장 개척도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통기업 다수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곳은 식품기업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첫 번째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내세우고 본격적으로 K푸드 확장에 나섰다. '비비고' 브랜드 만두, 김치 등 제품이 해외서 인기를 얻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자 해외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전격 투자를 이어가기로 한 것. 현재 CJ제일제당의 식품 매출 내 해외비중은 49%에 달한다.
최은석 대표는 "필리핀,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캐나다 등 신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반적으로 K푸드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지난해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선임된 이후 신시장 개척 움직임이 빠르게 포착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법인을 설립하며 아시아태평양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 위치한 슈완스 피자 공장 역시 약 4만㎡ 증설하며 영역 확대에 나섰다. 이번 시설 확장으로 슈완스 살리나 피자공장은 총 9만㎡의 세계 최대 규모 냉동피자 생산시설이 됐다.
라면으로 글로벌 입지를 다진 농심은 미국 제3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농심은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1공장을 출범한 뒤 지난해 인접부지에 2공장을 준공했다. 올해는 현지채널 고도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을 관리하는 대표 직속 GBO TF팀을 신설한 상황이다.
오리온도 해외법인 성장세를 이어간다. 1분기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63%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젤리 생산라인을 증설해 공급량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베트남 역시 기존 공장 증축 및 신공장 설립 추진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다. 러시아의 경우 파이 생산라인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기존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올해 5월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을 신규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불닭볶음면'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3분의 2에 달할 정도로 해외 실적이 좋다.
대상도 '청정원'과 '종가'를 앞세워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국내시장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글로벌 사업확대를 주요과제로 해 성장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일본법인 '대상 재팬'의 자회사 'Daesang Foods Japan Inc'를 설립하고 일본 시장 유통망을 확보했다. 또 미국 LA 김치공장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에서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음료·주류업계도 해외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일본, 동남아 국가 위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왔지만 향후 유럽, 미국 등으로 영토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단기적으로 동남아시아와 중화권 국가, 중장기적으로는 빠르게 성장 중인 서구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의 해외 실적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해외 실적이 매출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등 음식료 주요 업체 8개사의 해외 매출비중이 2019년 34.8%에서 올해 39.5%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
◇ 해외서 먹히는 치킨… '글로벌 간식' 노린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Q는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처음 진출한 이후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파나마 등 57개국에서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5만개의 가맹점을 열겠다는 의지다.
교촌치킨은 2007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6개국에서 6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캐나다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으며 해외 시장 확대 의지를 보였다. 2025년까지 25개국에 537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bhc는 2018년 홍콩 직영점 몽콕점을 열며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올해 싱가포르, 미국 등에 진출하며 현재는 5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 동남아서 입지 확장하는 백화점·편의점
유통채널 역시 해외 영역 넓히기에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하고 베트남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전체 면적 35만3700㎡(약 10만7000평)으로 쇼핑몰 7만3700㎡(약 2만2000평), 호텔·서비스 레지던스·오피스를 포함한 타워부 5만5200㎡(약 1만7000평) 등 총 12만8900㎡(약 3만9000평) 규모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점포 확장이 대세다. GS리테일은 현재 베트남에 213점, 몽골에 179점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2027년까지 700점 이상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몽골은 2025년까지 500점 이상으로 점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몽골에 310여 점, 말레이시아에 130여 점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