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리뉴얼 통해 고객 체류 시간 넓혀… 쇼핑부터 놀거리까지편의점, 금융업계 손잡고 편의성 확대백화점, 공간 활용한 문화·예술·팝업 등 'MZ세대 성지'로 탈바꿈온라인 패션 플랫폼, 생존 위해 오프라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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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침체된 소비와 내수는 살아날 기미가 없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까지 지속되면서 하반기 경제 전망도 어둡다. 각종 연구기관은 이미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동시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유통업계의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에는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뉴데일리는 위기를 바탕으로 기회를 찾는 유통기업의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유통업계가 오프라인 카테고리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기반 업태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했던 기업들도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차별화에 가장 힘을 주고 있는 곳 중 한 곳은 대형마트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고객 수요가 이동하면서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이에 대형마트들은 오프라인만의 강점인 ‘공간’과 ‘체험’에 집중해 매장 리뉴얼을 이어가고 있다. 매장에 체험 공간을 꾸려 쇼핑을 넘어 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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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의 변화… 쇼핑 넘어 문화예술·놀이까지이마트는 지난 3월 연수점을 재단장해 오픈했다. 이마트 연수점은 이마트가 ‘미래형 마트’로 꼽고 있는 대표 매장이다. 직영 판매공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스마트팜과 치킨 로봇 등을 구성에 추가했고, 반대로 전문점과 테넌트 규모는 면적 기준 두배 가까이 늘렸다.체험형 공간을 넓힌 리뉴얼은 효과적이었다. 연수점을 개장한 3월 30일부터 한 달 동안 매출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으며, 방문 고객 수도 23% 증가했다. 이마트는 오는 6월 이마트타운킨텍스점을 비롯해 연내 10여개 매장 리뉴얼을 이어간다.롯데마트는 지난 2021년부터 작년까지 22개 점포를 리뉴얼 오픈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동래점 재단장을 마무리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2021년 오픈한 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이다.잠실 롯데마트 제타플렉스점은 오픈 이후 한 달 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5%, 방문객 수가 32.5% 증가했다. 이후 5개월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보틀벙커도 영업 시작 후 한 달 매출이 전월 대비 4배 뛰었다. 롯데마트는 올해 롯데슈퍼와 본격적인 시너지 체계 구축을 통해 그로서리 사업 혁신을 이룬다는 계획이다.홈플러스 역시 메가푸드마켓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테고리별 조닝과 함께 차별화 상품을 선보이는 특화코너가 효과를 봤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가푸드마켓’ 리뉴얼 1년차 10개 점포의 식품 매출은 리뉴얼 기준인 3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0% 이상 신장했다.홈플러스는 올해 운정·야탑·북수원·시화 등 총 4개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올해 고객 편의와 체험을 극대화한 차세대 콘셉트 점포인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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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밀착권 장점 살린 편의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신고객 생활반경에 가장 밀착돼있는 편의점은 지난해 말 기준 5만여개에 달하는 촘촘한 전국망을 활용한 특화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손꼽히는 것은 금융 서비스다. 은행까지 가지 않아도 집 앞 편의점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GS25는 지난해 신한은행과 손 잡고 강원 정선에 혁신점포 1호인 ‘GS25고한주공점’을 개점한 데 이어 최근 서울과 대구까지 매장을 확대했다. 해당 점포에는 뱅킹존이 조성돼있으며, 추가로 스마트 키오스크가 배치돼 24시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CU는 토스와 손잡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페이’를 도입했다. 결제부터 멤버십 제휴, O4O 서비스 확대 등에 활용할 수 있다. CU는 올해 상반기 내로 토스페이를 전국 모든 가맹점에 도입할 예정이다. 토스 앱 내 CU 멤버십 포인트 연동 서비스도 추진한다.세븐일레븐은 BNK경남은행과 손잡고 ‘월영마을 디지털혁신점’을 지난 2월 선보였다. 디지털혁신점은 디지털금융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과 ‘Shop In Shop’ 형태의 편의점이 결합한 ‘생활 속 디지털 금융서비스 점포’다.디지털데스크를 활용하면 입출금, 통장정리 등 기본 업무는 물론 예금·적금 상담 및 신규, 체크카드 발급, 각종 제신고 업무 등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처리할 수 있었던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다.이마트24는 IT기술을 활용한 신규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진행된 ‘딜리셔스 페스티벌’에서는 스마트 담배 자판기와 AI기반 무인주류자판기, 모바일앱 체험 공간 등을 선보였다.현재 30여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인 주류 판매 매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모바일POS, 모바일 e스토어, VR기반 3D 디지털스토어 업그레이드, IoT 통합플랫폼, 메타버스 경영주 교육, AI 점포 발주·센터 수요량 예측,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 등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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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로 나오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패션 플랫폼들도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거래액과 활성화 이용자 수가 늘며 외형 성장은 이뤄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5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는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 첫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선보였다.6월 7일까지 약 2주간 오프라인 팝업 매장을 운영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매장에선 각 브랜드의 신제품과 단독 상품이 최초로 공개됐다.신세계그룹의 패션 플랫폼인 W컨셉도 총 3곳인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지난 3월 중순 기준 누적 방문객 40만명을 기록한 W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은 3월부터 5월까지 방문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무신사는 오프라인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2곳과 함께 입점 브랜드 팝업을 위한 공간 무신사 테라스 홍대·성수, 스퀘어 한남·성수 등 총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또 무신사는 이달 초 향수 브랜드와 함께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상설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향수 브랜드를 직접 고객들이 체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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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팝업·예술 성지 거듭난 백화점… ‘MZ세대’ 락인명품 보복수요가 상대적을 꺾이면서 체험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백화점도 공간을 활용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더현대 서울은 개점 2년 동안 321개의 팝업스토어를 열며 MZ세대 공략에 성공했다. 모든 팝업스토어의 운영 기간을 단순계산으로 더하면 총 6239일로, 17여년에 달한다. 해당 기간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은 약 460만명으로 서울 시민 두 명 중 한명은 방문한 셈이다.이러한 변화는 관심으로 이어졌다. 개점 이후 첫 달 1만4000여개였던 더현대 서울 및 팝업과 관련된 해시태그는 2021년 첫 해 33만8000개로 폭증한 데 이어 지난해 39여만개로 늘어났다. 누적 해시태그 수는 73만개에 달한다.신세계백화점은 ‘예술’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020년 시작해 올해 5회째를 맞는 ‘블라썸 아트페어’가 그 일환이다. 지난 21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아트 어라운드 유’(‘Art Around You)라는 주제로 진행됐다.국내 백화점에서는 처음으로 미술 전문 공간을 선보인 신세계백화점은 그간 사진·공예·고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상설 전시장을 도심 한복판에서 선보여왔다. 아트 페어 기간엔 고객 눈높이에서 작품에 대한 해설, 이해, 구매를 돕는 ‘아트 컨설팅’도 진행한다.롯데백화점은 명동 본점에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기념품 팝업 매장인 ‘나에게 온 보물, 뮷:즈(MU:DS : Museum Goods)’을 열었다. 100여 품목, 약 200여 종의 박물관 대표 기념품을 선보였다. ‘달항아리 미니어처’는 물론 ‘소반 무선 충전기’ 등 상품이 포함됐다.오는 6월 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팝업 이후에도 롯데백화점은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을 지속해 다른 형태의 굿즈 숍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