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中서 CATL 회장 만나 美 배터리 합작공장 논의 가능성저렴한 제품 확대 전략에 韓 공급 축소 직격탄
  • ▲ 지난달 30일 중국에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 지난달 30일 중국에 방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의 대표주자인 테슬라가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중국 CATL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저렴한 CATL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의도다. 최대 경쟁자인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좋지 않은 신호다.

    2일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달 30일 중국을 방문, 당일 오후 쩡위친 CATL 회장을 만났다. 이번 머스크의 방중은 2020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머스크와 쩡 회장은 테슬라가 추진 중인 상하이 메가팩(에너지 저장장치) 공장에 대한 협력과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는 방안,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최근 머스크는 상하이에 메가팩 생산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에서 CATL의 LFP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으며, 연간 1만개의 메가팩을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에 착공해 이르면 내년 2분기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ATL은 캘리포니아 라스롭에 있는 테슬라 메가팩 공장에도 셀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머스크가 CATL과 합작해 미국에 배터리 제조공장을 짓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는 CATL과 합작으로 미국 미시간주에 배터리 제조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오는 2026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 지분을 포드가 100% 소유하고, CATL은 자본 투입 없이 기술지원만 한다.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우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국 배터리 탑재 시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 같은 포드와 CATL의 협력안처럼 테슬라도 유사한 방식으로 합작 공장을 추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를 대량으로 공급받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LFP 배터리는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의 주력 제품으로 전체 가운데 90% 이상은 중국산이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에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FP 배터리가 기술적으로도 안정화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략적인 측면에서 삼원계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앞으로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순수 전기차의 배터리 중 LFP 배터리 비중은 36%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0년보다 14%p 오른 수치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CATL의 협력 확대는 국내 배터리 업계로선 좋지 않은 신호다. 

    실제 과거 테슬라는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의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했었는데, 이후 이를 CATL의 LFP 배터리로 대체했다. 이 때문에 2020년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1위 자리를 CATL에 넘겨주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향후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또 다른 제재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CATL이 세계 시장점유율 35.0%로 1위를 지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14.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p 하락했으며 순위도 중국 BYD에 밀려 2위에서 3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