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노시에 첫 생산공장 마련…'바이 아메리카' 요건충족 초급속충전기 연 1만기 양산…15분만 아이오닉5 80% '완충'
  • ▲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이 5일(현지시간) 오전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서 신정호 대표(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내 첫 생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SK시그넷
    ▲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이 5일(현지시간) 오전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서 신정호 대표(가운데)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내 첫 생산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SK시그넷
    전기차 초급속충전기 제조업체 SK시그넷이 미국 텍사스주에 현지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미국의 '바이 아메리카' 정책에 대한 대응이다. 

    SK시그넷은 5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서 미국내 첫 생산공장 준공식을 열고 내달부터 고성능 제품을 양산해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고 밝혔다.

    SK(주)는 2021년 약 2900억원으로 시그넷EV를 인수해 사명을 SK시그넷으로 변경했다. 시그넷EV는 인수당시 미국내 초급속충전기시장에서 50%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였다. 

    SK에 인수된후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초기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투입해 미국내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완공된 SK시그넷 텍사스공장(SK Signet Manufacturing Texas, SSMT)은 연간 총 1만기 초급속충전기를 양산할 수 있다. SK시그넷 국내공장 생산규모도 연간 1만기 정도로 텍사스공장 생산량을 더하면 연간 총 2만기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텍사스공장에서는 기존제품보다 한차원 성능을 높인 V2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V2충전기로 현대차 아이오닉5를 충전하면 15분만에 80%까지 완충할 수 있다. V2는 오는 7월부터 텍사스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양산, 시판될 예정이다.

    특히 텍사스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자국내 생산제품에 보조금 등 특혜를 주는 미국정부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게 돼 현지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부는 지난해 11월 1조2000억달러(약 157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확대 정책(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 Formula Program, 이하 NEVI)을 발표했는데, 5년동안 50억달러(약 6조54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해 고속도로 50마일(80㎞)마다 초고속충전소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또 지역 공공도로나 공원 등에 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에도 5년간 25억달러(약 3조2천600억원)의 정부예산이 배정돼 있다.

    보조금은 충전소운영사업자(CPO)에게 지급되지만 해당요건에 맞는 충전기를 설치할 때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보조금 적용대상이 되는 충전기는 기본적으로 '바이 아메리카'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미국내에서 최종 조립할 뿐만 아니라 미국산 철강을 사용해 외함(케이스)을 제작하고 내년 7월부터는 충전기에 들어가는 부품 55%이상을 미국산으로 써야 하는 기준을 맞춰야 한다.

    SK시그넷은 이미 미국 협력업체와 지난해부터 미국산 철강을 사용한 외함제품 생산을 준비해온 덕에 미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는 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해 2월 전기차 충전기에 적용하는 '바이 아메리카' 세부기준 발표당시 이런 정책이 민간기업의 미국내 생산을 촉진하고 있다면서 그 사례로 SK시그넷 텍사스공장 건립을 꼽기도 했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이날 공장 준공식에서 "SK시그넷의 새로운 미국공장이 문을 열게 되면서 미국의 경제와 교통에 훨씬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텍사스와 미국전역에서 상호이익을 위한 더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