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KT·네이버, 과기정통부 사업 참여 최소 2 종류 이상 '국산 AI 반도체 사용' 의무화KT, 네이버 수백억 투자 '리벨리온·퓨리오사' 단독 사용 못해과기정통부 "레퍼런스 빌딩 차원… 6월 말 구체적 방안 발표할 것"
  • ▲ SKT AI 반도체 ‘사피온 X220'ⓒSKT
    ▲ SKT AI 반도체 ‘사피온 X220'ⓒSKT
    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가 주도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에서 ‘일감 몰아주기’가 원천 차단 된다. 정부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NHN·KT·네이버에 최소 두 종류의 국산 AI 반도체를 사용할 것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첫 단계인 ‘AI 반도체 팜(Farm)’ 사업에서 위 같은 방침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팜 사업 참여 기업인 NHN·KT·네이버는 수백억원을 투자한 AI 반도체 기업의 제품을 단독으로 쓰지 못하게 됐다. 

    AI 반도체 팜 사업에는 총 6개 기업이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공동 참여한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인 NHN·KT·네이버와 국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퓨리오사AI·사피온이 참가한다. 과기정통부 방침에 따라 NHN·KT·네이버는 리벨리온·퓨리오사AI·사피온 중 최소 두 곳의 반도체를 혼합해서 써야 한다. 

    KT와 네이버는 토종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에 각각 300억원과 80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AI 반도체 팜 사업에서 KT와 네이버는 각각 리벨리온과 퓨리오사의 AI 반도체를 단독으로 쓸 수 없게 됐다. NHN은 데이터센터에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자회사 ‘사피온’의 제품을 써왔지만, 이번 사업에서 타 업체의 AI 반도체를 별도로 써야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국산 AI 반도체에 최대한 많은 레퍼런스를 만들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다른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6월 말에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AI 반도체 팜 사업을 시작으로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국산 AI 반도체 점유율을 2030년까지 8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클라우드·AI 업계는 미국 엔비디아 등 해외 선도 기업의 제품을 주로 이용해 부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또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기준 미국과 최대 3년 벌어진 AI 반도체·NPU(신경망처리장치) 팜 기술격차를 2028년까지 1년 미만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 팜 수입 대체 효과도 같은 기간 0%에서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AI 반도체 팜 사업은 연산 용량이 10페타플롭스(PF·초당 1000조 번 부동 소수점 연산) 규모의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저전력 데이터센터를 광주 AI 집적단지에 1곳, 민간 주축으로 1곳 각각 구축하는 사업이다. 예산은 각각 65억4400만원이다. 구축 비용은 정부가 66%, 기업이 34% 부담하고 소유권은 기업이 갖는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국산 AI 반도체가 리벨리온, 퓨리오사, 사피온 3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는데 이 중 누가 성공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정부가 모두 밀어주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