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4.2% 감소… 대기업은 영업익 44% 감소
  • 지난해 국내 1612개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고금리 여파로 이자 비용은 3분의 1가량 증가해 부채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중견기업 774개·중소기업 679개)의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7%와 60.8%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영업이익이 44.1% 급감했다. 중견기업은 9.2% 증가했으며, 중소기업은 3.1% 감소했다. 대한상의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조사 대상 기업의 이자 비용은 14조2000억원이었다.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31.9% 증가했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5.1배로 전년(10.1배)과 비교해 반토막이 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의 안정성도 악화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른 77.5%를 나타냈다. 중견기업은 전년보다 6.2%포인트 오른 96.2%, 중소기업은 0.4%포인트 오른 44.5%로 집계됐다. 기업의 총자본에서 부채를 제외한 자기자본의 비중을 나타내는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1.5%포인트 하락한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나빠졌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회전율은 10.6회로 전년(11.7회)보다 하락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 현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회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