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파운드리 실적 기여 예상… 매출 소폭 회복 전망세계 최초 양산 성공했지만… 대형 고객 줄줄이 놓쳐 아쉬움안정적 수율 확보 기반 고객사 확보 총력… 이재용 회장 세일즈 눈길
  • ▲ 삼성파운드리포럼 2022 ⓒ장소희 기자
    ▲ 삼성파운드리포럼 2022 ⓒ장소희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해 주목받았던 3나노미터(nm) 공정 파운드리 실적을 올 2분기에 처음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매출이 급감한 파운드리 사업에서 3나노 제품이 희망의 불씨를 되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대형 고객사들이 1위 TSMC로 향하고 있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삼성 파운드리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올 2분기 실적에 3나노 공정 제품의 수익을 처음 반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매출 감소로 고전했던 삼성 파운드리가 2분기에는 소폭이지만 3나노 제품 매출이 반영돼 감소율이 완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나노 공정은 삼성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힌다. 독보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을 점하고 있는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뒤쫓기만 하는 상황에서 삼성은 지난해 6월 TSMC보다 빨리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TSMC도 이내 3나노 첫 양산에 성공했지만 큰 격차를 보였던 삼성이 기술 측면으론 이미 TSMC를 상당부분 따라잡았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다만 이미 애플이라는 든든한 대형 고객사를 등에 업은 TSMC는 3나노 첫 양산 이후에도 빠르게 수율을 높이면서 1위 파운드리사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삼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3나노 수율 문제로 고전했다. 잠재 고객사들은 물론이고 투자시장에서도 삼성의 3나노 수율이 어느 수준까지 올랐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커졌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삼성 파운드리는 3나노 수율 잡기에 총력을 다했고 그결과 꽤나 안정적인 수준의 수율에 도달했다고 공식화했다. 삼성이 매해 개최하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선 물론이고 파운드리업계 주요 행사에서도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3나노 수율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래도 아직까진 3나노 제품이 삼성 파운드리 매출에 의미있는 수준으로 기여하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특히나 현재 진행 중인 3나노 1세대 공정에선 핵심 고객사를 유치하기가 훨씬 힘든 구조다.

    IT전문매체인 샘모바일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에서 일반적으로 1세대 공정은 널리 사용되지 않다가 다음 세대부터는 다양한 회사가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3나노 2세대 공정에선 최소 하나 이상의 주요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볼 때 3나노 공정 제품의 매출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앞서 트렌드포스가 예상한대로 지난 1분기 급감한 삼성 파운드리 매출 상황을 고려하면 3나노에서 매출이 더해지는 구조는 충분히 고무적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36.1% 감소하며 시장점유율도 12.4%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만 해도 삼성의 점유율은 15.8%였다.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점유율이 줄어들었다는 점도 뼈 아픈 대목이다. 스마트폰이나 IT기기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지만 기존 삼성 고객사였던 퀄컴이나 엔비디아 등이 TSMC로 이탈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TSMC도 줄어든 수요에 매출이 꺾였지만 상대적으로 선방한 덕에 시장 점유율은 늘릴 수 있었다. 지난해 4분기 58.5%였던 TSMC 점유율은 올 1분기 60.1%까지 커졌다.

    3나노 기술에서 격차를 좁힌 삼성과 TSMC는 고객사 확보를 두고 앞으로 더 치열할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글로벌 주요 IT회사들을 핵심 고객으로 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높아진 수율과 차별화된 GAA(Gate All Around) 기술력, 가격 경쟁력 등을 앞세워 큰 손 고객 모시기에 돌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파운드리 큰 손 유치에 결정적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장기간의 미국 출장을 떠나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있는 이 회장은 삼성 파운드리의 잠재 고객인 엔비디아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글로벌 세일즈에 적극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