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사업→그린사업 체질 변화 과감히 이끌어배터리 5년 만에 45배 성장… 대규모 투자 지속울산공장 친환경 전환… 2030년 탄소배출 50%↓"넷제로 체계 구축… 탄소 감축 노력 강력히 추진"
  • ▲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김준 부회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부임 이후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 계열 8개 자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은 물론 배터리, 소재 등 신규 성장 사업의 성공적 안착 및 성장 기반 마련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김준 부회장은 1987년 유공 입사를 시작으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업지원팀장, SK에너지 사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 등 SK그룹 주요 부서를 거친 뒤 2017년 대표로 취임했다. 

    사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석유화학 등 제품을 생산하는 굴뚝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실현 불가능한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취임 이후 친환경 중심 회사로 과감한 체질 변화를 주문했다. 기존 석유화학 중심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그린 사업의 성장 토대를 구축하는 것을 중장기 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050년 넷제로(Net Zero)를 뛰어넘는 '올 타임 넷제로(All Time Net Zero)' 비전을 선포했다. 

    '올 타임 넷제로'는 창립 100주년을 맞는 2062년에 회사 설립 후 배출해 온 모든 탄소를 상쇄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2019년 기준 배출량 대비 2050년 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2050 넷제로’를 넘어서는 SK이노베이션의 도전적 목표이자 새로운 약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7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을 파이낸셜 스토리로 제시하며, 탄소배출 없는 청정 에너지 공급, 플라스틱 재활용과 같은 순환경제 실현을 통한 2050년 넷제로 달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더욱 강화해 기존 목표에 맞춰 진행해 온 탄소감축 노력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배터리 및 소재 사업이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포드,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통해 빠르게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SK온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77GWh로 지난 2017년(1.7GWh)과 비교해 5년 만에 45배 넘게 성장했다. SK온은 오는 2030년까지 500GWh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1위 배터리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한 자금도 확보한 상태다. SK온은 최근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데 이어 미국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혜택까지 받으며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SK온은 1년 동안 SK이노베이션과 현대차로부터 각각 2조원을 조달했고, 한투PE이스트브릿지컨소시엄과 MBK컨소시엄 등에서도 4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받으며 무려 10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SK온의 매출이 15조원을 넘어서고 누적 수주금액이 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AMPC 효과도 기대감이 나온다. IRA에 따르면 AMPC는 배터리 업체가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판매할 때 1KWh(킬로와트시) 당 35달러, 배터리 모듈의 경우 1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SK온이 향후 10년간 받을 보조금의 규모는 30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K온의 해외 배터리 공장 수율까지 정상화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SK 울산 콤플렉스(이하 울산CLX)의 '친환경 에너지&소재'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SK 울산CLX는 대한민국 최초 정유공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울산CLX에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탄소 50% 감축,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에너지 공급원으로써 석유제품을 대체할 제품이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설비를 변경하고, 그동안 생산해온 석유화학제품을 재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5년 하반기까지 SK 울산CLX 내 21만5000㎡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t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런 노력은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환경성과가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한 해 3조383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는데 전년 대비 125%(1조6875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환경성과는 2018년 사회적 가치 측정을 시작한 이래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전기차 배터리, 배터리 소재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 혁신 및 3년 연속 온실가스 감축으로 전년 대비 11%(1078억원) 개선된 △8519억원(-8519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또한 고용과 배당, 납세 등과 관련된 경제 간접 기여 성과는 전년 대비 74%(1조5876억원) 증가한 3조7268억원을 나타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사업장을 대상으로 사회적 가치를 처음 측정하면서 전년보다 급증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화학 계열 사업 회사는 그린 비즈(Green Biz) 전환에 있어 실질적인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것"이라며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 중에서도 '카본 넷 제로(Carbon Net Zero)'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핵심"이라며 "2023년에도 넷제로 실행이 지속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탄소 감축 노력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