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제품 유통에 허점… 2만병 자진 회수에도 불만 가중일부 탈모 커뮤니티 집단소송까지 언급이상준 대표 단독경영 후 리더십 '빨간불'
  • ▲ 치매약이 섞여 유통된 현대미녹시딜정. ⓒ현대약품
    ▲ 치매약이 섞여 유통된 현대미녹시딜정. ⓒ현대약품
    현대약품의 고혈압 및 탈모 치료제인 '현대미녹시딜정'에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이 섞여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약품은 자진 회수에 나섰지만, 주력 제품 유통과정에서 큰 문제가 드러난 만큼 논란은 지속할 전망이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현대미녹시딜정 30정 제품 중 제조일이 올해 5월 15일이고 사용기한이 2026년 5월 14일까지인 제품번호 23018 제품을 자진 회수 중이다. 회수 대상 제품은 모두 1만9991병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약품이 회수에 나선 이유는 탈모약 통에 전혀 다른 성분인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타미린정(갈라타민)을 넣었기 때문이다.

    현대약품 설명으로는 두 약은 같은 공정라인에서 생산된다. 이 중 타미린정 한 병이 현대미녹시딜정 공정 라인에 섞여 현대미녹시딜정의 라벨을 붙인 채 유통됐음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에 당일 생산 제품 전체를 자진회수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약품 측은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회수 조치해 복용한 소비자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식약처 처분을 기다리는 중이다. 보상이 필요한 사례 발생 시 법적 절차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증고혈압 치료제인 현대미녹시딜정은 발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오프라벨(적응증 외 처방) 탈모 치료제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타미린정은 알츠하이머 형태의 경등도, 중등도 치매 증상에 쓰이는 치료제이다. 두 약제는 직경 6.5㎜의 하얀 정제 형태로 육안으로 구분이 어렵다. 

    해당 사건은 약품을 받은 약사의 신고에 의해 알려진 만큼 파악이 늦었다면 문제의 심각성이 커질 우려가 있었다. 이에 일부 탈모 커뮤니티에서는 '집단 소송'도 언급되고 있다.

    한편 현대약품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판매장려금을 차감하지 않은 채 수익으로 인식해 매출을 부풀렸다는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이어 발생한 악재를 두고 대표 리더십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너 3세인 이상준 대표가 2021년부터 단독경영을 시작한 이후 올해 최대 실적을 강조한 상태지만,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이어 주력 제품인 탈모 치료제에 치매약이 섞인 중대한 사건이 터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