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7개사, 작년에 송출수수료로 1조9065억 지급방송 매출은 감소했는데… 100원 팔면 65원이 송출수수료로정부 가이드라인 있지만 올해도 인상 움직임에 '긴장'
  • ▲ 홈쇼핑 7개사의 지난해 송출수수료.(단위 억원)ⓒTV홈쇼핑협회
    ▲ 홈쇼핑 7개사의 지난해 송출수수료.(단위 억원)ⓒTV홈쇼핑협회
    ‘엔데믹’ 이후 실적 악화를 겪는 홈쇼핑업계에 송출수수료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홈쇼핑의 방송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송출수수료가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홈쇼핑업계의 TV홈쇼핑 매출 대비 취급고의 비율은 65.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3일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GS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NS홈쇼핑, 공영홈쇼핑, 홈앤쇼핑 등 홈쇼핑 7개사(겸영 데이터홈쇼핑 5개 채널 포함)는 지난해 총 1조9065억원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했다. 이는 전년 대비 5.5% 상승한 규모로 전년 보다 1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송출수수료 성장세는 전년의 7.9%보다 낮아졌지만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같은 기간 홈쇼핑 7개사의 방송 매출이 2조89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감소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 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보다 5.7%P 늘어난 65.7%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20년 처음으로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이 50%를 넘긴 이후 2년만에 65%를 넘기게 된 것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사가 각 케이블TV, 위성, IPTV에 홈쇼핑 채널을 얻기 위해 지불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채널권을 쥐고 있는 유료방송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매년 송출수수료를 인상하면서 홈쇼핑업계의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돼 왔다.

    실제 지난해 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은 54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2.5%로 전년보다 0.2%P 하락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야 상관 없었지만 ‘엔데믹’ 이후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송출수수료만 인상되고 있다”며 “영업이익의 악화가 고스란히 송출수수료 인상분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홈쇼핑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도 있다. TV홈쇼핑 업계 외에도 SK스토아, 신세계라이브쇼핑, KT알파 등 단독 데이터홈쇼핑 업체들도 채널 경쟁에 뛰어들면서 송출수수료 인상에 일조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단독 데이터홈쇼핑 업체 5개사를 포함해 지난해 지급된 총 송출수수료는 2조4148억원에 달한다. 전년 대비 7.4% 증가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은 IPTV사다. 비교적 비슷한 수준의 송출수수료를 유지해온 케이블방송과 위송방송 사업자와 달리 IPTV의 송출수수료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2404억원에 불과했던 IPTV 송출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기준 1조4795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IPTV 사업자의 매출 중 송출수수료 비율도 12.6%에서 30.2%로 증가했다.

    이런 홈쇼핑업계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송출수수료의 상승은 올해도 이어질 분위기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홈쇼핑 송출 수수료 합리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음에도 강제성이 없다보니 현장에서는 양자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중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협상 개시 시점에 따라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두고도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항상 을의 위치였던 홈쇼핑 사업자 특성상 올해도 송출수수료 인상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