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65%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사정 악화… 금리 완화 등 절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수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날로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5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 애로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이 65.6%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다소 악화’가 49.2%, ‘매우 악화’가 16.4%였다.

전반적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12월 이뤄진 같은 조사 때의 45.6%보다 10%포인트(p) 더 높아졌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는 기업들이 자금 사정 악화 원인으로 ‘금리 인상’을 가장 많이 꼽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 부진’을 꼽아 고금리 장기화가 구매력 위축으로 이어지며 기업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기업 중 54.0%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자금난 극복을 위해서는 예산 축소(27.6%), 인력 감축(20.0%), 사업 구조조정(15.8%) 등 조직 효율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 무역금융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번 조사에 참여한 수출 기업 중 77.3%는 현재 지원받는 정책 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무역업계는 필요한 정부 조치로 '금리 부담 완화(79.0%)'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5% 이상 유지되는 기업 대출 금리 인하를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외에도 대출·신용보증 한도 확대(63.6%), 대출 상환 및 이자 납부 유예(41.8%)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고금리 장기화로 특히 중소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고금리 완화가 여의치 않다면 신보나 기보 등 보증기관의 현재 업체당 통합 보증 한도를 30억원 수준에서 15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양 보증 기관의 중복 보증을 허용하는 등 현실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