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단 7%대 육박…가계대출 잔액도 증가시중은행,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액 급증세당국, 해당 상품 가입 만34세 이하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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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7%대까지 치솟은 가운데서도 50년 만기 초장기 주담대가 인기를 끌며 대출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가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대출에 연령 제한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0일 기준 679조8893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679조2208억원과 비교해 이달 들어 열흘 만에 6685억원 또 늘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는 지난달 말 512조8875억원에서 이달 10일 514조1174억원으로 1조1299억원이나 급증했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달 잇따라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인기를 끌며 가계부채 증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차주 입장에서는 만기가 길어짐에 따라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이 줄어 대출한도를 늘릴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은행들도 당장 월 상환액이 줄더라도 상환기관이 길면 전체 이자 규모가 커지므로 이익인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연 7%에 육박하며 가계부채 부담이 확산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코픽스)는 지난 9일 기준 연 4.08~6.92%로, 하단은 4%대로 올라오고 상단은 7%대에 근접했다. 일부 은행 상품 중에는 금리 상단이 이미 7%를 넘어섰다.

    아파트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담대 규모도 늘며 가계의 이자 부담이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0.5%P 인상될 때마다 가계의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각각 16만1000원·32만2000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차주별 DSR 40% 규제의 우회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은행들이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고 50~60대 고객에게도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 50년 만기 주담대가 상환보다는 더 많은 대출을 받기 위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초장기 만기 상품이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자극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 제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상한 연령은 ‘만 34세 이하’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재 5대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현재 만기가 40년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에 만 34세 이하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나머지 주요 은행은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에 제한이 거의 없는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45년 만기에 ‘만 39세 이하’ 나이 조건을 뒀다가 최근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서 제한을 오히려 없앤 것으로 확인됐다.

    5대 은행의 한 관계자는 “곧 은행연합회를 통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등 은행권 공통 제한 기준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권 자율규제 방식이지만 각 은행이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