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요 대출금리 7%대 상승 불구 대출 증가세 지속50년만기 주담대 기간-나이 제한 규제 효과 '미미'2030세대 부동산 재진입에 과열 조짐… 한은 금리 인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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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계 빚을 잡기 위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지만 오히려 대출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압박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17조8588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8591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주요 대출금리가 7%대를 넘어 8%대를 향하고 있고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대출 증가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이다. 주담대가 폭증하면서 은행의 가계대출도 5개월 연속 늘어났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17~7.12%,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0~6.2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은 5대 은행에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50년 만기 상품 수요를 차단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달 1일부터 50년 만기 상품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과정에서 만기를 40년으로 제한해 한도를 줄여왔고 오는 13일부터는 '만 34세 이하'에만 50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내놓키로 하는등 추가로 규제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지난 4일부터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상품의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줄였으며 다른 은행들도 속속 나설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주담대가 늘어난 이유는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반등하면서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은 최근 2030세대가 다시 몰리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올 1~8월 30대의 아파트 매수건수는 7만 5646건으로 같은 기간 40대의 아파트 매수 건수 7만 2055건을 넘어섰다. 30대의 지난 한 해 아파트 매수 건수는 6만 6790건이었으나 올 들어 이미 이보다 13%나 많이 매입한 상황이다. 반면 40대는 올 1~8월 매입 건수가 지난해 전체 매입 건수(7만 1861건)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1월 금리를 3.5%로 인상한 뒤 2월부터 8월까지 5회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동결'을 단행하고 내달 1일 FOMC에선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지는 상황이다. 

    소비자물가가 상승 추세인 점도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8월(3.4%)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로 높아졌다.

    이와 관련 한은은 최근 시장 혼란에 대해 시장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4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을 열고 "최근 미 연준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져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필요시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