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요청으로 '의결서' 제출… 부당광고 판단근거 담겨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등 3건 계류중이통 3사가 공정위 제재 불복해 행정소송 제기시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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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5G 부당광고와 관련한 소비자 민사소송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위반 증거가 담긴 의결서를 법원에 송부했다.공정위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동통신 3사가 5G 서비스의 속도를 부당하게 광고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사건의 증거자료와 법 위반의 판단 근거 등이 담긴 의결서를 관련 소비자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법원에 송부했다"고 밝혔다.의결서는 상정된 안건에 대한 결과를 기록한 문서를 뜻한다. 공정위가 사건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결론을 내면 기업에 의결서를 송부한다. 의결서에는 기업에 대한 제재 근거와 논리가 자세하게 담겨 있다.공정위는 지난 5월24일 이동통신 3사가 5G 속도를 과장 광고했다며 과징금 336억1000만 원을 부과했다.공정위 제재 이후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2건, 손해배상소송 1건 등 총 3건의 소비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류 중이다.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직접 소송을 제기하거나,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 소송 뿐 아니라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해 이동통신사와 합의를 할 수도 있다. 올해 1~7월 5G 관련 피해와 관련한 내용은 총 37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20건이 합의됐다.공정위는 법원의 요청으로 의결서를 송부했으며, 해당 의결서에는 이동통신 3사의 부당 광고 내역, 실제 5G 서비스 속도, 이동통신 3사가 수립한 마케팅 전략 등이 담겨있어 소비자 피해 구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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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결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019년 5~6월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사의 5G 서비스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빠르다고 광고했다. SK텔레콤은 일반적인 조건이 아닌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가능한 5G 서비스 속도를 활용해 광고했다. KT는 5G 서비스의 속도가 실제로는 1기가비트(Gbps) 수준도 되지 않았음에도, 20Gbps로 광고해 LTE 서비스보다 20배 빠른 것처럼 광고했다.다만 공정위가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 전인 사건에 대해 소비자의 피해 구제를 이유로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동통신 3사가 공정위의 제재에 대해 불복을 제기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약 행정소송을 제기해 공정위가 패소한다면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를 위해 제공한 의결서 자체에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해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한용호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이동통신사에 의결서를 송부했기 때문에 통신사가 판단해서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소송에서 어떤 내용으로 다툴 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 피해 구제 소송에) 의결서를 보낸 것과 행정소송 재판과는 별개라서 특별한 연관성이나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이와 별개로 공정위는 소비자가 민사 소송에서 피해액 등을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민사 손해배상소송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제공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으며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피해 구제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한 과장은 "이 연구용역은 5G 부당광고 건 때문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이전에 기술유용 사건에서도 법원에서 공정위의 조사자료 제출 이슈가 있어서 진행된 것"이라며 "민사소송 관련해 법원에 자료를 제출하거나 법원이 자료를 요구하려면 궁극적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제도개선이 이뤄질 지는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