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 걷히자 민낯 드러나6월 0.35%, 전년비 0.15%p 상승중기·자영업자 연체 급증"연체율 관리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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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엔데믹과 함께 코로나 금융지원 효과가 걷히면서다. 아직은 예년 수준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데다 오는 10월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부실대출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5%로 집계됐다. 통상 금융기관이 분기말 부실채권을 상·매각하기 때문에 연체율은 전년 같은달과 비교한다. 6월 말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달(0.20%)과 비교했을 때 0.15%p 상승했다. 코로나 금융지원이 본격 시행된 2020년 6월(0.33%)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실제로 대출연체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말 0.36%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신규 연체율은 0.09%로 지난해(0.04%)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신규 연체액도 2조원으로 지난해(9000억원) 보다 큰 폭 상승했다.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늘어나며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대출부문으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이 0.37%로 지난해(0.22%) 대비 0.15%p 상승했다. 대기업은 0.03%p 하락했지만, 중소기업 연체율이 0.43%로 같은 기간 0.19%p 급등한 탓이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41%로 무려 0.25%p 상승했다.정부가 소상공인 대출만기 및 상환 연장 종료를 앞두고 새출발기금 등 채무조정을 실시한 영향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채무조정제도인 새출발기금 신청액은 7월말 기준 5조원(3만3022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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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연체율은 0.33%로 지난해 보다 0.16%p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2%)은 0.12%p 올랐고, 신용대출 연체율(0.62%)은 0.28%p 수직 상승했다.부실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선제적인 채권상각에 나섰다. 6월 정리된 채권액은 3조1000억원으로 올들어 최대 규모다. 올해 상·매각한 연체채권액은 9조1000억원에 달하는데, 반년 만에 지난해 전체 상각규모 11조6000억원의 78% 수준을 정리한 셈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유동성 위기가 자주 벌어지고 있어 연체율 관리를 최우선으로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금감원은 "상반기 국내은행 연체율은 상승 추세를 보였으나, 은행의 연체정리 확대 등으로 상승폭은 축소되는 모습"이라며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장기 연체율 평균 0.78%보다는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다만 "글로벌 경기둔화 및 통화긴축 지속 등으로 현재의 연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연체율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은행 건전성 개선을 지도하는 한편, 손실 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