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조선 등 현지서 사업기회 확장 네옴시티 등 사우디 개발 협력 기대감↑합작 조선소 등 첫 해외사업 통해 사우디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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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수주 대열에 합류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있다. 정 사장은 사우디와 돈독한 관계를 토대로 현지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만들며 ‘제2의 중동 붐’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12일 정·재계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최근 세계 최대 석유기업 아람코 회장이자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인 알 루마이얀과 만나 사우디 내 합작조선소 건설, 선박 엔진 공장 등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정 사장은 2019년 한국을 찾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독대하고 지난해 11월 방한 땐 주요 총수들과 함께 환담을 나눈 바 있다. 또 왕세자 방한 직전 한국을 찾은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과도 별도 미팅을 갖고 주요 협력사업을 점검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루마이얀 회장과의 회동도 HD현대의 사우디 사업 확장 관련 행보와 연관이 깊을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회동 직후인 지난 11일 HD현대의 전력기기 계열사 HD현대일렉트릭은 사우디 송·변전 건설 전문기업 알 지하즈와 678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 소식을 알렸다.이번에 수주한 물량은 사우디 네옴시티 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알 지하즈가 사우디 북부 지역에 새롭게 구축하는 마운틴 변전소용 제품으로, HD현대일렉트릭은 변전소 구성에 필요한 초고압 변압기, 고압차단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일체를 2025년 2월까지 패키지 형태로 공급할 예정이다.이달 초엔 HD현대건설기계가 네옴시티 건설에 투입될 굴착기, 휠로더, 굴절식덤프트럭 등 건설장비 73대를 계약하기도 했다.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이 본격화로 앞으로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실적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사우디 내 대규모 프로젝트 진출을 위해 연내로 ‘한-사우디 인프라위원회(가칭)’ 추진할 계획이다. 민관합동 건설기계 수출사절단과 원팀코리아 꾸릴 예정으로 HD현대의 참여도 기대된다.정 사장은 사우디와 인연이 깊다. 2017년 설립된 아람코와의 합작 조선소 프로젝트는 정 사장이 주도한 첫 해외사업이다. 첫 해외사업인 만큼 들인 공도 남다르다. 정 사장은 협력 논의가 처음 시작된 2015년 3월부터 TF팀을 꾸리고 직접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직접 챙겼다. 2020년에는 아람코와 함께 선박 엔진 제작·A/S 합작사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올 연말 준공될 합작 조선소와 오는 2025년 생산 시작 예정인 엔진 합작사는 향후 그룹의 중동 시장 확대 위한 전초기지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엔진 합작 공장이 들어서는 킹살만 조선산업단지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중동 붐’ 물꼬를 텄던 주바일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1976∼1979년 현대건설이 건설한 주바일 항만은 당시 한국 정부 예산의 25% 달하는 9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정 사장이 구축한 HD현대와 사우디의 돈독한 관계는 조선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HD현대는 2019년 12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주식 4166만4012주(17%)를 1조3749억원에 매각, 아람코가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