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상 가게서 제조하거나 섞은 술 배달 판매 불가상호명에 ‘칵테일’ 버젓… hi볼 등 꼼수 판매도 만연배민 “담당자 개인의 실수… 관련 정책 보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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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에서 판매가 불가능한 하이볼과 칵테일 등 혼합주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민의 경우 주류 메뉴 등록은 회사가 직접 검토 후 등록하고 있어 관리‧감독 책임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14일 취재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에서는 하이볼과 칵테일 등 혼합주가 판매되고 있다. 주세법상 주류판매업 면허가 취소될 수 있는 불법 행위다.현행 주세법은 주류의 가공·조작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납품받은 주류를 가게에서 소분, 제조해 배달 판매하는 것은 주세법상 주류의 가공 조작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병소주, 병맥주 등 완제품 주류나 공산품 주류, 소분된 생맥주만 배달이 가능하다.반면 완제품이 아닌 가게에서 제조 및 소분한 잔와인, 과일 섞은 소주, 칵테일(하이볼)이나 제조한 막걸리 등은 판매 불가 대상이다. 만약 주류를 재포장하는 등 가공해 판매하는 판매자는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과거에는 생맥주 소분 판매도 주류의 가공‧조작 행위로 해석돼 불가능했지만 지난 2019년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관련당국이 해당 행위를 허용하면서 생맥주 소분 배달 판매는 가능해졌다.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하이볼 등 혼합주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마진율이 높아 사업자들이 불법 행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배민 앱에서 혼합주를 팔고 있는 점포들도 ‘하 이 볼’, ‘hi볼’, ‘칵.테.일’ 등 띄어쓰기와 특수문자 등을 교묘히 섞어 메뉴에 판매, 등록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었다.한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볼 인기가 높아 이를 팔 수 없냐는 사장님들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불법인 사안이라 하이볼 재료를 따로 판매하고 소비자가 직접 섞어 음용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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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요기요나 쿠팡이츠등 다른 배달앱과 비교해 배민에서 유독 이 같은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같은 주소 기준으로 하이볼과 칵테일 등을 검색한 경우 배민에서 검색되는 업체수가 훨씬 많았다. 심지어 가게명에 ‘칵테일’을 명시한 곳들도 상당했다. 혼합주를 판매하는 점포는 다른 플랫폼에선 아에 뜨지않거나, 검색이 되더라도 혼합주를 제외한 다른 메뉴나 논알콜로 판매를 하고 있었다.특히 배민의 경우 다른 배달앱과 달리 주류 메뉴는 사업자 셀프 등록이 불가하고 배민에서 직접 검토해 등록하는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리·감독을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통상 배달앱 업계는 주류 판매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준수토록 하고 있다. 요기요의 경우 안내 가이드를 제공하고 금칙어를 등록해 혼합주 배달 판매 금지를 예방하고 있다. 법적 규제를 준수하지 않는 메뉴가 발견되는 즉시 사업장에 권고하고, 사장이 이에 불응하는 경우 강제로 해당 메뉴를 삭제조치한다.배민도 주류 메뉴 등록 요청 시 상시 주류 메뉴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시에 ‘주류 판매 및 메뉴 등록 정책’을 팝업으로도 안내하고 있다. 점포에서 임의로 주류 메뉴를 등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칙어 키워드를 등록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매월 정기적으로 주류 메뉴 규정에 어긋난 메뉴를 내부 기준에 따라 모니터링해 수정 및 삭제 조치를 하고 있다.배민 관계자는 “주류 메뉴는 검수, 승인을 거쳐 등록이 가능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규정에 어긋난 메뉴에 대해 수정 및 삭제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향후 이 같은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들을 보다 면밀하게 보완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