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소식에 이틀 연속 상한가3조 과하다는 분석에 하락 반전내년 초 매각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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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측은 내년쯤을 매각의 적기로 보는 분위기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 맞춰 사업구조를 개선해온 효과가 극대화되는 시점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 상승에 올인하고 있어서다.20일 오후 2시 기준 롯데손보는 전 거래일보다 10.79% 급락한 27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롯데손보는 한때 3245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매각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지난 18일과 19일 모두 상한가에 마감했다. 3조원대로 알려진 매각 가격에 비해 시가총액이 작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증권가에서 롯데손보의 매각가가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며 하락 전환했다. 롯데손보의 최근 재무 자료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계산했을 때 2조원이 넘는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비싸다는 설명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롯데손보의 매각 가격이 약 2조7000억~3조원 수준이 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단순하게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손보사 밸류에이션 평균과 경영권 프리미엄 약 50~85% 가정을 적용해보면 대략적인 가격은 약 1조2000억~2조원 수준 정도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JKL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지분 77%를 보유하고 있는 JKL파트너스는 2019년 3734억원에 인수한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특정 기업을 인수한 지 5년이 지난 후 되팔아 차익을 챙긴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롯데손보 매각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내년 8월이면 롯데그룹과 맺은 롯데손보의 브랜드 사용 기간이 만료된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브랜드 사용 만료 전인 내년 상반기에 롯데손보의 매각을 완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예전 ING생명을 보유했던 MBK파트너스가 브랜드 상표권 계약만료 전후에 2조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고 엑시트에 성공한 것은 좋은 본보기다.
문제는 가격이다. IB업계에서는 매각가로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JKL파트너스는 MBK파트너스처럼 롯데손보 인수 5년 만에 2조원 수준의 투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JKL파트너스측은 올해 도입된 IFRS17의 핵심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들을 토대로 향후 얼마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미래 수익성을 반영한다.롯데손보는 지난 3년간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장기보장성 보험을 크게 늘렸는데 이에 따라 일반계정 내 보장성보험의 비율은 67.2%에서 82.9%까지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들어서도 장기보장성 보험은 5050억원으로 84.8%까지 지 비중이 커졌다. 이에 따라 1분기 신계약 CSM은 1551억원으로 보유계약 대비 비중이 8.6%로 손보사중 가장 높다.
그 결과 롯데손보는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1분기 보험영업이익 470억원과 투자영업이익 580억원을 합해 총 10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793억원으로 전년 동기(227억원) 대비 248.4% 증가했다. 순손실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분기만에 흑자전환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매물 중 롯데손보가 가장 매력있는 매물로 꼽히지만 3조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매각을 앞두고 IFRS17에 맞춰 실적 개선을 이룬 만큼 향후 2~3년은 좀더 지켜봐야 정확한 가치를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