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물도 4.95%로 최고치, 5%대 눈앞…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 불가피연준 매파 기조 뚜렷… 내년 금리 예상치 4.6→5.1%, 인하 속도 더뎌강달러 지속, 달러인덱스 작년 11월 이후 최고… 원/달러 환율 1360원대 출발
  • ▲ 미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연합뉴스
    ▲ 미 연준과 제롬 파월 의장.ⓒ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가 지속하며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늦어질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 국채 금리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각)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연 4.8%를 넘어섰다. 세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루 전과 비교하면 13bp(1bp=0.01%포인트(p))쯤 급등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지난달 27일 4.5% 선을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95%로, 2007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국채 금리 상승세는 예상보다 고금리가 더 오래 지속할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면서 연내 조기 피벗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연준은 내년 말 기준금리를 5.1%(6월 전망치 4.6%), 2025년 말 3.9%(6월 전망치 3.4%)로 각각 제시했다. 이는 연내 한차례 베이비스텝(0.25%p 기준금리 인상)을 더 밟은 뒤 내년에 금리를 0.5%p 내릴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앞선 6월 전망치와 비교했을 때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더욱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도 내년 하반기로 미뤄지고 인하 횟수도 베이비스텝 기준으로 2차례쯤에 그칠 거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월가 주요 인사들도 고금리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7%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지난해) 내가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가는 것이냐'고 물었다"며 "(7% 금리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설상가상 여전히 탄탄한 미국의 고용시장도 고금리 지속 가능성을 부채질했다. 3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지난 8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 건으로, 전달보다 69만 건(7.7%)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 880만 건을 크게 웃돌았다.

    미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도 금리 상승 압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한 달간 상승세를 지속하며 추석 연휴 전인 지난달 26일 4%선을 돌파했다.
  • ▲ 달러.ⓒ연합뉴스
    ▲ 달러.ⓒ연합뉴스
    채권 금리 상승과 맞물려 달러화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각) 오전 107.35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강달러에 원화는 약세를 보였다. 4일(국내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4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2.4원 오른 1361.7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6원 급등한 1360.0원에 개장해 지난달 27일(1356원) 이후 재차 연고점을 경신했다. 달러 강세에 다른 아시아 통화도 약세다. 달러·위안 환율은 7.32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49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미 국채금리 상승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30.97p(1.29%) 내린 3만3002.3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94p(1.37%) 떨어진 4229.45,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8.31p(1.87%) 내린 1만3059.47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