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홀딩스‧LX인터내셔널 등 잇따라 52주 신저가 경신LX하우시스, 2분기 영업익 776.1% 증가에도 주가 하락증권가 “인수자금 부족… 계열사 동원 불가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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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X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주가가 좀처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하락 추세를 감안해도 하락폭이 크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HMM 인수전 참여로 불확실성이 늘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X그룹의 지주사 LX홀딩스는 전거래일 보통주 주당 73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 종가와 비교하면 0.14% 오른 수준이지만, LX홀딩스는 이날 장중 735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LX홀딩스 주가는 지속 우하향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월 상장일 당시 1만4300원이었던것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지주사 뿐 아니라 상장 계열사 대부분이 비슷한 분위기다. 

    LX인터내셔널은 전날 52주 최저가를 경신한데 이어 이날 장 시작 직후 또 한차례 최저가를 경신했다. 업황 개선과 실적 반등에 힘입어 7월 말 6만1400원까지 치솟았던 LX하우시스의 주가도 8월 이후 지속 하락해 전거래일 주당 4만4100원까지 주저앉았다. 두달 새 주가가 28.2%나 빠진 셈이다. LX하우시스는 원재료 가격 하락과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4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776.1% 증가한 수치였다.  

    시장에서는 LX그룹의 HMM 인수 참여로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활용할 현금이 부족해 그룹 내 계열사의 자금 역량을 총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LX그룹은 작년 11월 HMM 민영화 계획이 알려지면서 꾸준히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돼왔다. 처음엔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LX판토스가 물망에 올랐으나 회사는 “손자회사 특성상 타법인의 일부 지분 보유가 되지 않아 HMM 인수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지난 8월 장고 끝에 HMM 인수전에 참여를 결정했다. 인수 주체는 LX판토스가 아닌 LX인터내셔널이다. 시장에서는 종합 물류 기업으로의 도약과 LX그룹의 외형 확대 필요성에 따라 HMM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LX그룹은 인수전에 뛰어든 다른 기업에 비해 조용한 행보를 띄고 있다. 경쟁자인 하림과 동원이 금융권 파트너 확보와 자산 매각 등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비교되는 움직임이다. 

    일례로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우군으로 확보한 상태다. 동원 또한 교환사채 발행, 자회사 프리 IPO(기업공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HMM의 매각가는 최소 5조원이다. 상반기 말 LX그룹의 현금성 자산은 2조5000억원 규모에 불과하다. HMM 몸값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만큼 계열사 등을 동원한 자금 마련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부족한 인수자금을 대출 등으로 조달하는 경우 연간 수천억원의 이자도 지출해야 한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자비용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주가 반등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특히 LX인터내셔널의 경우 HMM 인수 가능성에 따라 배당 축소와 니켈사업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HMM 인수전 참여 소식이 알려진 이후 LX인터내셔널 주가에는 비우호적 요인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인수전 결과에 따라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부분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업황과 LX하우시스의 실적 역량을 고려했을 때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현재 주가 부진의 이유는 LX그룹의 HMM 인수 참여 영향으로 추정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