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현대ENG 1건씩…업계 "인센티브 늘려야 활성화"BIM 국제인증도 6개사만…중동 등 해외서 필수요건 제시해킹방지 등 정보보안 미미…첨단기술 확보해야 해외수주↑10대건설중 BIM·정보보안 국제표준 못갖춘곳 '롯데·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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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건설사가 보유한 '스마트 건설기술'이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BIM이나 정보 보안 등 스마트건설 관련 인증을 획득한 대형사 수도 예상 외로 적었다.건설사들이 스마트건설을 외치며 첨단기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실질적인 성과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부족한 기술경쟁력은 추후 해외사업에서 발목을 잡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11일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에 따르면 2020년 첫 도입 후 지정된 스마트 건설기술은 1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4건 정도만 새로 지정되는데 그쳤다.스마트 건설기술은 2019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건설신기술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도입했다. 건설 신기술중 △BIM △드론 △로봇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건설 생산성 및 안전성을 높인 기술을 선별해 지정한다.해당 기술을 보유하면 추후 신기술 보호기간 연장심사에서 가점 1점을 부여받을 수 있다.10대 건설사중에선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한건씩 보유하고 있다.현대건설이 삼표피앤씨와 공동개발한 '단부 보강형 PC 더블월 복합화 공법'은 탈현장 건축기술의 하나다. 2개의 PC(공장에서 미리 만든 콘크리트) 벽판을 현장으로 운반한 뒤 연결해 하나의 벽체를 형성하는 공법으로, 공사기간을 30% 줄이고 공정을 단순화해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다.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의 '태양추적식 집광장치와 투광렌즈 및 산광부를 이용한 자연채광 조명시스템'은 지상에 설치한 집광장치로 고밀도 태양광을 모은 뒤 실내 및 지하로 전달하는 친환경 스마트건설기술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상위권 건설사들의 스마트 건설기술 보유실적이 저조한 이유로 부족한 인센티브를 꼽았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기술력이 없는 게 아니라 참여동기가 부족한 것"이라며 "신기술 유효 기간을 연장해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혜택이 없어 대형사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공공공사 입찰시 가점을 부여하거나, 시공능력평가에 반영하는 등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신기술 개발이 활기를 띠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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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건설 핵심기술로 꼽히는 BIM 인증 실적도 저조하다는 평이 나온다.BIM은 2차원 도면을 3차원으로 구현해 설계 및 시공 품질을 높이고 오차로 인한 부실공사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BIM 기술 역량은 영국왕실표준협회(BSI) 국제표준인 'ISO 19650' 보유 여부로 결정된다. 이 인증은 입찰·설계·시공 등 건설사업 전 과정에서 BIM 활용능력을 인정받는 것이다.10대 건설사중에선 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SK에코플랜트·호반건설를 제외한 6개사만 'ISO 19650'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해당 인증을 보유하지 않은 건설사는 추후 국내외 사업 입찰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해외에선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와 UAE 등 다수 국가가 'ISO 19650' 인증을 필수 입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고, 국내에선 2030년부터 모든 공공공사에 BIM이 의무화된다.스마트건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정보 보호 부문에서도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AI·빅데이터·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하는 스마트건설 기술은 필연적으로 정보 유출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기업의 보안기술력은 국제표준 정보보호경영시스템인 'ISO 27001' 인증 여부를 통해 엿볼 수 있다.10대 건설사중에선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포스코이앤씨 △SK에코플랜트 6곳만 'ISO 27001' 인증을 획득했다.10대 건설사중 국제표준 기술을 한 건도 보유하지 않은 곳은 롯데건설과 호반건설이 유일하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2년전 발생한 '아파트 월패드 해킹 사건' 이후 건설사들도 보안 관련 투자 및 기술개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건설이 확대될수록 보안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토목·건축 기술력으로만 승부를 보던 시대는 지났다"며 "영업력과 자본을 갖춘 선진국 건설사, '가성비'를 내세운 중진국 건설사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