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네오이뮨텍 이후 외국계 기업 상장 전무국내 증시 상장 외국기업 22곳…10년째 제자리걸음상장 후 상장폐지 기업 속출…韓 증시 유인 확대 필요
  • 지난 3년여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입성을 유도하기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등 유인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미국계 바이오 기업 네오이뮨텍 이후 국내 증시에 입성한 외국기업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 2년 7개월째 외국기업의 상장이 없는 셈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은 총 22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지난 2013년(17곳)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상장된 기업들은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지난 2010년 상장한 라오스 국적의 자동차 판매회사인 엘브이엠씨홀딩스와 2021년 상장한 싱가포르 국적의 바이오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유일하다.

    반면 국내 증시에 입성했으나 현재 상장폐지된 외국기업은 총 16곳이었다. 지난 2007년 해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3노드디지탈(2013년 상폐)을 비롯해 주로 홍콩‧중국계 기업들이 상장폐지의 길을 밟으며 시장을 떠났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평산차업(홍콩계‧2015년 상폐) ▲연합과기(홍콩계‧2012년 상폐) ▲중국원양자원(홍콩계‧2017년 상폐) ▲중국고섬(중국계‧2017년 상폐) ▲SBI모기지(일본계‧2015년 상폐) 등 대다수 기업이 입성 후 상장 폐지됐다.
  • ▲ ⓒ한국거래소
    ▲ ⓒ한국거래소
    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진출이 더딘 와중에 다수 기업이 상장폐지되는 등 질적으로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상장한 외국기업 38곳 가운데 16곳이 상장폐지된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부실기업의 증시 입성도 방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는 한국 상장기업 주식의 가치평가 수준이 유사한 외국 상장기업에 비해 낮게 형성되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국내 주식시장의 취약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으로 사용된다.

    또 다른 증권사의 IPO 부문 임원은 "외국계 기업의 상장 유치를 위해 외국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다수 채용한 바 있다"라며 "그러나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들이 본인들의 역량을 100% 펼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취약한 지배구조 ▲미흡한 주주환원 ▲회계정보의 불투명성 ▲국내 투자자의 단기투자 성향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주당 이익 혹은 주당 순자산가치가 같더라도 한국 상장기업의 주가가 외국 상장기업의 주가에 비해 낮다는 것이 문제"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되며 한국 주식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또한 "특히 한국은 주주환원 수준과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주요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난다"라며 "제도적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의 인식과 관행의 개선, 그리고 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최근 유치전에 나서며 외국기업들에 국내시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 자본시장 홍보와 혁신기업 유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증시 시장 상장을 희망하는 해외 우량기업의 상장 유치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