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발표에 ETF 출시까지 패시금 자금 유입 기대감금리인하 가능성에도 경기부진 악재에 성장주 부진자동차·금융 등 밸류업 수혜주 재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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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예정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를 앞두고 다시금 배당수익률이 높은 밸류업 수혜주들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4분기에 연계한 상장지수펀드(ETF)도 출시한다. 지수는 수익성, 자본효율성, 주주환원 성과 등을 기준으로 기업을 편입할 예정이다.

    지수 발표를 앞두고 대기업들의 밸류업 동참 움직임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오는 4분기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밸류업 참여를 밝히면서 총 5000억원 규모의 LG전자와 LG화학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포스코그룹도 밸류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계열사들이 밸류업 계획을 수립해 오는 4분기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겠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달 28일 '2024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밸류업 전략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TSR)을 35% 이상까지 끌어올리고, 최저 주당배당금을 연간 1만원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상반기 상승세를 보인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인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국 대선과 경기 침체 우려 등 매크로 악재가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만큼 밸류업 관련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나 적극적인 주주환원 발표에 따른 영향은 물론 이달 밸류업 지수 출범과 더불어 ETF 출시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밸류업 수혜주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진 건 최근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있음에도 성장주 중심 반등 흐름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는 경기 부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증시에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을 보이거나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우량주들을 밸류업 수혜주로 꼽는다. 정부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자동차주와 금융주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종은 실적 불확실성에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현대차의 경우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주주환원책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하루 만에 주가가 4% 넘게 올랐다.

    대표적인 밸류업 수혜주인 금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꾸준한 현금창출 능력이 선행돼야 하는데, 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 다각화된 계열사를 보유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가졌기 때문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러 측면으로 모멘텀 약화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밸류업 지수 발표를 시작으로 다시 밸류업에 대한 관심도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수급 중심의 단기 주가 상승보다는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 선례를 볼 때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될 것이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는 JPX 프라임(Prime) 150지수가 밸류업 지수로 활용됐는데, 이를 추종하는 일본 밸류업 ETF의 운용자산(AUM) 순위는 각각 전체 일본 증시 내 ETF 중 116위, 217위에 그쳤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올해 국내 증시를 관통하는 중요 키워드 중 하나"라면서도 "일본 사례에서 밸류업 ETF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