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트릭 등 일제히 하락…전날 엔비디아 폭락 영향빅테크 피크아웃 우려 반영…엔비디아 실적에 주가 하락 가속
  •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과 함께 주목받은 전력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전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일렉트릭은 전 거래일 대비 6.99%(2만2500원) 하락한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HD현대일렉트릭을 291억 원가량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외에도 효성중공업(-4.73%), LS(-3.13%), 제룡전기(-5.66%) 등 전력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대원전선(-4.01%), 세명전기(-6.45%), 일진전기(-5.36%), 가온전선(-3.29%), LS에코에너지(-2.95%) 등 전선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전력주는 올해 들어 미국 빅테크주 반등과 함께 재차 주목을 받았다. 

    특히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전선·전력주 주가도 함께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AI가 보편화될 시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가 늘어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해온 반도체 빅테크 기업의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로 7월 말부터 하락세를 타던 전력주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 하락에 가속을 더한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300억4000만 달러(40조1785억 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 늘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61억8000만 달러(주당 25센트)에서 166억 달러(주당 67센트)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전망한 월가 예상치 매출 287억 달러와 주당 순이익 0.64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또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엔비디아는 전날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2.10% 하락 마감했다.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선 6.89% 하락하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폭락하자 전력주에도 영향이 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앞으로도 AI 기술 발전에 따라 전력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 발전에 따라 전력 수요가 많이 늘어나는 만큼 관련 인프라주가 주목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최근 한 전력 포럼에 따르면 AI 기술 발전으로 2030년에는 AI 전력 사용량은 전 세계 수요의 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전력 사용을 필요로 하는 데이터 볼륨은 해마다 두 배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