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구입해서"…서울 한복판 오피스텔서 드론 띄워주민 "가을이라 블라인드 안 치고 생활하는데 식겁"아파트 날아오른 불법 드론…사생활 침해 의심신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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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 드론을 날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11일 경찰에 따르면 성동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성동구의 한 오피스텔 입주민으로부터 '누군가 오피스텔 옥상에서 드론을 날리는 것 같다'는 신고를 접수했다."시운전했다"…드론에 놀란 가슴 쓸어내린 주민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A씨를 붙잡았다. 오피스텔 16층 높이까지 드론을 띄워 촬영한 A씨는 경찰에 '드론을 처음 구입해서 시운전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씨가 드론을 통해 촬영한 영상물 등을 검토한 후 사생활 침해 등을 목적으로 드론을 날리지 않았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촬영본에는 오피스텔 인근 풍경 등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경찰은 A씨가 드론을 작동한 시점이 일몰 후인 점, 비행금지구역에서 허가 없이 운용한 점 등을 확인해 과태료 부과 대상임을 고지한 후 서울지방항공청에 적발통보했다.항공안전법에 따라 일몰 후부터 일출 전까지 드론 운용이 금지된다. 일몰 후 드론을 운용하다 적발되면 1차 150만원, 2차 225만원, 3차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납입기간 안에 납부하면 20% 감면된다.한편 밤중에 경찰과 군인 등의 출동하면서 오피스텔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당시 경찰에 신고한 주민은 "야외에서 드론 날아다니는 것만 보다가 집에서 드론이 떡하니 날아다니는 거 보니까 너무 놀랐다"고 회상했다.이어 "평소에도 커튼 잘 치고 사생활 보호도 잘하고 사는데 갑자기 이런 일을 겪으니까 너무 눈물이 났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요즘 가을이라 블라인드 안 치고 생활하는데 식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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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악용한 사생활 침해…불법촬영 의심 신고도드론을 이용한 불법 촬영으로 사생활이 침해된 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했다.지난 2021년 7월 부산 해운대의 한 아파트에 드론을 날려 입주민 4명의 나체를 촬영한 30대 남성은 성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2020년 9월에도 드론으로 부산 수영구 소재 아파트 입주민 남녀를 몰래 촬영한 40대 남성이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3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조치가 내려졌다.드론 불법촬영 의심 신고로 인한 해프닝도 발생한 바 있다. 지난 7월 춘천 온의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방송사 직원이 비행 연습을 위해 띄운 드론에 대한 불법촬영 의심신고가 접수됐다.지난 6월에도 강원 동해 효가동의 한 아파트 주민이 방송국 탐사프로그램 취재진이 취재 목적으로 띄운 드론을 발견하고 불법촬영으로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두 건의 불법촬영 의심 신고를 각각 접수해 촬영본을 검토했지만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사건을 종결했다.전문가는 드론 불법비행에 따른 사생활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요즘에는 카메라 성능이 워낙 좋아져서 초소형 드론 같은 경우에도 충분히 초소형 카메라를 탑재해서 사생활을 엿볼 가능성이 커졌다"며 "개인 영상 등이 유포되면 매우 큰 피해가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사생활 침해) 예방을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한편 드론 운용 시 조종사는 항공안전법 제129조 시행규칙 제310조에 따라 △가시거리 범위 외 비행 금지 △음주비행금지 △비행 중 낙하물 투하 금지 △유인항공기 접근 시 회피 △인구밀집 상공 비행 금지 △소유자 정보 기재 △고도 150m 이상 비행 금지 △비행금지구역·관제권 비행 금지 △야간비행 금지 등을 준수해야 한다. 위반 시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드론 등으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동의 없이 촬영할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