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앤지스틸, 광주 중앙공원 주주권소송 '승소'…사업 주도권 바뀌나

광주광역시 중앙공원 개발사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빛고을SPC)의 지분 24%가 우빈산업에 강제로 넘어간 것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낸 케이엔지스틸이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의 이번 판단에 따라 우빈산업측은 빛고을SPC 지분율이 과반을 넘지 못하게 되면서 중앙공원 개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법원 "우빈산업에 넘어간 케이앤지스틸 주주 권리는 무효"

광주지법 민사11부 유상호 부장판사는 13일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과 빛고을SPC 측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권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케이앤지스틸이 빛고을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 지위에 있음이 명백하다"며 "법률상·계약상 무권리자인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주주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우빈산업 앞으로 이루어진 명의개서는 원인 무효"라며 "원상회복을 위해 케이앤지스틸 주식의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중앙공원 개발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공원 부지를 매입한 뒤 공원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하고 남은 토지에 아파트를 지어 수익을 보장받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이 사업을 통해 1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빈산업, 대금 상환 마쳤지만 케이앤지스틸에 콜옵션 행사

케이앤지스틸과 우빈산업 등은 2018년 중앙공원 개발 사업을 위해 시행사 빛고을SPC를 100억원에 설립했고 지분율은 ▲한양(주간사) 30% ▲우빈산업 25% ▲KNG스틸 24% ▲파크엠 21%로 구성됐다.

우빈산업은 빛고을SPC 설립 당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한양으로부터 49억원을 빌렸고 그중 25억원을 들여 지분 25%를 차지했다. 나머지 24억원은 케이앤지스틸에 대여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이 지분 24%를 보유하게 했다.

문제는 빛고을SPC 주주들이 최대주주던 한양을 몰아내면서 시작됐다.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 등 3개 법인은 2020년 12월 주주총회를 열고 한양이 지명한 대표이사를 해임했다. 대표이사는 우빈산업이 내세운 인물로 교체됐다.

이후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도 강제로 흡수했다. 케이앤지스틸은 빛고을SPC설립 당시 24억원을 대여했는데 이때 설정된 콜옵션을 우빈산업이 발동한 것이다.

콜옵션은 주식 등의 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권리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의 콜옵션 행사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우빈산업으로부터 빌린 24억원을 이미 상환했기 떄문에 옵션 행사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박상배 케이앤지스틸 대표는 우빈산업의 이 같은 콜옵션 행사가 부당하다며 중앙공원 개발을 추진하는 광주시가 이를 판단해 달라고 1인 시위를 하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우빈산업, '과반 의결권' 상실하면 사업구도 변하나? 

건설업계는 법원이 지분의 실제 주인을 케이엔지스틸이라 판단한 것이 중앙공원 개발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빈산업 측은 법원이 우빈산업의 지분 취득이 부당하다고 판단하면서 빛고을에 행사하는 우호 지분이 46%까지 떨어지게 됐고 과반 의결권 역시 상실하게 됐다.

반면 케이앤지스틸 지분 24%는 우빈산업과의 소송전으로 우빈산업 측에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서게 됐고, 최대주주인 한양의 지분 30%도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총 54%의 지분이 우빈산업과 척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와 한양의 지분30%가 우빈산업과 돌아서면 사업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광주시가 그동안 재판 결과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해왔다"며 "광주시는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사업을 규정을 준수하고 사업을 재개해야 한다"고 전했다.

광주시가 빛고을SPC와 맺은 사업제안요청서에 따르면 빛고을SPC의 무단 주주 변경은 사업 퇴출 사유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