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481가구 대단지·전용 60㎡이하 소형면적지하철 7호선 중계역 도보 6분거리 '초역세권'중원초·중원중 도보권…학원가 자차 5분거리GTX-C노선·경전철·서울대병원 등 '호재산적'
  • ▲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중계그린아파트 정문. 사진=정영록 기자
    ▲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위치한 중계그린아파트 정문. 사진=정영록 기자
    강남구 대치동·양천구 목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히는 노원구 중계동 '중계그린아파트'가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 첫발을 뗐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청은 최근 중계그린에 대한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최종 통과를 통보했다.

    구청은 △구조안전성 △건축마감 및 설비노후도 △주거환경 및 비용분석을 종합 평가한 결과 E등급으로 해당 아파트 재건축을 판정했다. 이는 중계동 아파트중 첫번째 사례다.

    이날 오전 직접 찾은 중계그린은 준공 30년이라는 연식이 무색할 정도로 외관이 깔끔했다. 재건축에 돌입하는 아파트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단지 곳곳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의 안전진단통과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어 사업추진을 실감하게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에 의하면 이 아파트는 2018년 전 단지 도색을 새로 입혀 지금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입주민중에는 이때문에 멀쩡한 아파트를 왜 재건축 하려고 하느냐는 반응도 있다.

    110동 앞 놀이터에서 만난 60대 입주민은 "아파트가 오래됐다는 것뿐이지 멀쩡한데 왜 허물고 다시 짓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각자 기호에 따라 내부 리모델링도 하고 새시(창틀)도 교체해 전혀 불편할 게 없다"고 말했다.

    중계그린은 1990년 9월에 준공돼 햇수로 34년차를 맞은 아파트다. 총 3481가구 대단지로 최고 15층, 25개동 규모다. 전 가구 전용 60㎡이하 소형면적인 것이 특징이다. 용적률은 191%, 건폐율은 17%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형 아파트 인기가 높아 재건축 호재에 힘입어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R114자료를 보면 9월기준 수도권 면적별 청약경쟁률은 전용 60㎡이하 소형 아파트가 17.8대1로 가장 높았다.

    아파트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해당 아파트는 전국에서 거래량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라며 "최근 재건축이 확정돼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건축 영향이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일단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가격은 오르고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중계그린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준비한 2020년 전용 59.2㎡ 5층 매물은 최고가 5억9900만원에 거래됐다. 이듬해 동일면적 10층 매물이 7억5000만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지난해 6층 매물이 최고가 5억9000만원에 매매돼 2020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올해 5월 같은면적 8층 매물이 6억원에 거래돼 소폭 가격인상이 감지됐지만 7월 7층 매물이 5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보합세에 있다.

    해당 관계자는 "59.2㎡의 7층 매물이 7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은 특이한 경우였다"며 "현재 해당 면적 호가는 6억5000만~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 ▲ 정밀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 시계방향순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사진=정영록 기자
    ▲ 정밀안전진단 통과를 축하하는 건설사들의 현수막. 시계방향순으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사진=정영록 기자
    중계그린은 104동 맞은편에 중원초등학교가 자리잡은 '초품아(초등학교 품은 아파트)' 단지다. 중원중학교도 도보 10분 거리에 있다. 

    학교가 가까운 탓에 단지에는 이른 시간부터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또 등원하는 미취학 아동도 심심찮게 보였다. 구축단지일수록 고령 입주민이 많다는 편견은 적어도 이 아파트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109동 앞에서 기자와 만난 한 입주민은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려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이 입주민은 재건축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재건축이 되면 좋은 것 아니겠나"라며 "현재 주차도 복잡하고 단지내 커뮤니티 시설도 부족해 이런 점들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했다.

    아파트 정문 앞에서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입주민들도 같은 입장이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주차 불편을 호소했다.

    실제 중계그린은 구축아파트가 갖고 있는 고질적인 주차난을 겪고 있다. 지하주차장이 부재한 탓에 단지는 차들로 빽빽했다.

    107동 앞에서 만난 한 경비원은 "주민들이 제일 불편을 호소하는 게 주차"라며 "본인이 살고 있는 동 앞에 다들 주차하고 싶어 하지만 자리가 없어 멀리까지 차를 대고 걸어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 ▲ 중계그린아파트 전경. 지하주차장이 없는 탓에 단지는 주차된 차들로 빽빽하다. 사진=정영록 기자
    ▲ 중계그린아파트 전경. 지하주차장이 없는 탓에 단지는 주차된 차들로 빽빽하다. 사진=정영록 기자
    이같은 불편도 있지만 중계그린의 가장 큰 장점은 '초역세권'이라는 입지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지하철 7호선 중계역이 도보 6분거리에 있는 '초역세권'이다. 아파트 정문기준으로 기자가 직접 역까지 걸어본 결과 5분내에도 도착할 수 있었다. 

    또한 연내 착공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덕에 강남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인근에는 대형마트와 아울렛이 위치해 편의시설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전통 학군지 명성답게 차로 5분거리에 중계동 학원가도 마련돼 있다.

    실거주 목적으로는 매력적인 아파트지만 투자처로는 아쉽다는 평가가 있다.

    단지내 B공인 관계자는 "GTX뿐만 아니라 경전철도 들어오고 창동차량기지 이전에 서울대병원이 들어오는 등 호재는 많은 상황"이라면서도 "가격이 얼마나 오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바로 옆에 있는 '중계무지개아파트'의 경우 중계그린보다 준공시기가 1년 늦어 재건축도 1년 늦게 접수될 예정"이라며 "결국 사업이 진행되다보면 상황은 똑같아질 텐데 굳이 중계그린을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한편 중계그린재건축 예비추진위원회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진행할 방침이다.

    예비추진위 관계자는 "신통기획 신청서 제출을 준비중에 있다"며 "주민들의 정비구역지정 동의서를 징구하는 것까지가 예비추진위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신탁방식이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남은 절차는 주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